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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방주도 성장’ 앞세운 대통령 신년사, 이번엔 꼭 성과 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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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방주도 성장’ 앞세운 대통령 신년사, 이번엔 꼭 성과 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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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일 새해 신년사에서 “올해를 대한민국 대도약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며 ‘지방 주도 성장’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 대통령은 “‘수도권 1극 체제’에서 ‘5극3특 체제’로의 대전환은 지방에 대한 시혜나 배려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재도약을 이끌 필수 전략”이라며 “수도권에서 거리가 멀수록 더 두껍게, 더 과감하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문제의식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수도권 과밀과 지방 소멸, 양극화와 저출생 등 한국 사회의 모순과 폐단이 응축된 ‘서울 문제’의 답은 ‘서울 밖’에 있다.

이 대통령은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서울은 경제수도로, 중부권은 행정수도로, 남부권은 해양수도로 대한민국 국토를 다극 체제로 넓게 쓰겠다”고 했다. 또 “에너지가 풍부한 남부의 반도체 벨트부터 인공지능 실증도시와 재생에너지 집적단지까지, 첨단산업 발전이 지역의 발전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설계하겠다”고 했다. 인재와 기술 양성을 위한 교육 투자, 삶의 질을 높여줄 광역교통과 문화시설 투자 등을 통해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놓았다. 적절한 방향 설정이라고 본다. 수도권·충청권·부산울산경남·대구경북·광주전남을 5개 초광역권으로 묶고, 3개의 제주·강원·전북 특별자치도로 지역을 키우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5극3특’ 균형성장론과도 일맥상통한다.

한국의 수도권 1극 체제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다. 지난 반세기 경제성장은 수도권 집중 투자가 큰 역할을 했다. 거대 도시를 통한 인력과 자원의 집적은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그러나 지금은 수도권 집중의 폐해가 너무 크다. 서울이 잘살면 지방과 농어촌도 모두 잘살게 될 것이라는 믿음도 무너졌다. 이 대통령도 “자원이 부족했던 대한민국은 특정 지역, 특정 기업, 특정 계층에 집중 투자했다”며 “과거 고도성장을 이끈 공식이 지금은 성공의 발목을 잡는 함정이 됐다”고 했다.

문제는 실천이다. 국토 균형발전은 대통령의 말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경기 용인에는 원전 15기 분량의 전력이 필요한 반도체 산업단지가 증설되고 있다. 생산 설비뿐 아니라 소재·부품·장비 기업, 연구·개발 인프라, 숙련 인력이 유기적으로 집적돼야 산업의 경쟁력이 완성된다는 것이지만, 이런 논리 탓에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이 더 심화된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이 대통령은 “성장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익숙한 옛길이 아니라 새로운 길로 대전환하는 것이 대도약의 지름길”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의 신년사가 지방선거용 공약에 그치지 않고 국민 피부에 와닿는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집무실에서 2026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집무실에서 2026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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