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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쿠팡 직원 국회 출입 기록은 '개인정보' 보호 대상"…로비 의혹 어떻게 밝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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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쿠팡 직원 국회 출입 기록은 '개인정보' 보호 대상"…로비 의혹 어떻게 밝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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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쿠팡 정관계 로비 의혹>
대통령실·국회·정부 인사 영입
국회, 쿠팡 대관 출입기록 '비공개'
국회 출입 횟수 조차 '개인정보'
"국정조사 등서 의결 시 공개 가능"


해럴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대표가 지난해 12월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쿠팡 연석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해럴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대표가 지난해 12월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쿠팡 연석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뉴시스


3,300만 명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낸 쿠팡의 대관 직원들 정보는 역설적이게도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철저히 비공개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쿠팡이 공무원과 국회 보좌진 출신 인사를 대거 채용해 로비하는 역할을 맡겼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이를 확인할 최소한의 자료조차 보기 어렵다는 뜻이다.

1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회 사무처는 국회 본청과 의원회관 등에 출입한 쿠팡 직원의 신원과 총 인원수, 총 방문 횟수 등을 알려달라는 국회의원 요구를 모두 거부했다. 이에 일부 의원들은 "이름 등 개인정보를 익명 처리해 제출하거나 쿠팡 직원들이 국회를 모두 몇 차례 방문했는지라도 알려달라"고 요구했지만 이조차도 답하지 않았다.

국회 사무처가 밝힌 거부 이유는 '개인정보 보호'다. 쿠팡 직원이 국회에 총 몇 회나 방문했는지 공개되면 다른 정보들과 결합해 어떤 직원이, 언제 국회에 출입했는지 추정할 수 있다는 논리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구체적인 이름이나 신원을 공개하지 않아도 쿠팡 대관 업무자의 출입 횟수만 알아도 개인정보를 유추할 수 있다"며 "특히 민간기업은 영업상 비밀이나 경영활동 위축 등의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정조사나 청문회 과정에서 국회 의결 사항으로 자료 제출 요구가 넘어오면 자료를 제출할 수 있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따라 국회 방문 횟수 등도 공개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나친 법 적용이라고 지적한다. 정기호 민주노총 법률원장은 국회에 출입한 쿠팡 직원들의 숫자와 방문횟수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로 보이지 않는다"며 "개인의 인적 사항이 특정되지 않으면 개인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세희 서비스연맹 법률원장은 "쿠팡 직원 몇 명이 몇 번이나 국회를 오갔는지 횟수조차 공개하지 않는 건 지나치다"며 "주민번호, 이름 등이 아닌 방문 횟수 같은 단순 현황은 개인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2억 넘게 돈 받고 쿠팡 간 공무원들


한편 쿠팡은 논란과 이슈가 생길 때마다 정관계 출신 인사들을 영입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쿠팡은 2024년 윤석열 정부 당시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2명과 국가안보실 행정관 1명을 임원급으로 영입했다. 이명박, 문재인,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일했던 인사들도 확인된 사람만 9명이다.

국회 출신 인사들도 곳곳에 포진했다. 기동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보좌관을 지낸 추경민 전 서울시 정무수석은 2020년 쿠팡 대관담당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2021년에는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를 지낸 김종석 전 자유한국당 의원 보좌관을 서비스 정책실장으로 고용했다. 이 외에도 여야 국회의원실에서 일한 보좌진 채용만 8명이 넘는다. 쿠팡은 고용노동부 출신 5급, 6급 공무원을 각각 연봉 2억8,000만 원과 2억4,000만 원에 영입했다. 노동부는 쿠팡 산재 사고를 조사하고 노동환경을 근로감독하는 부처인 만큼 이해충돌 비판도 일었다.

이에 대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 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쿠팡 연석 청문회)'에서 "지난 대선 바로 직전에 노동부 6개 청에서 골고루 5, 6급 하위직 공무원들을 영입해 간 것으로 파악됐다"며 "1차적으로 이들과 접촉했을 때는 패가망신할 줄 알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답했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
강지수 기자 so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