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게시판 사건’에 대해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뒤 당내에서 한 전 대표의 공식 사과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날 가족이 당원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비판한 사설과 칼럼을 올린 사실을 시인한 한 전 대표 쪽은 당무감사위 조사 결과에 ‘조작’이 있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당무감사위 쪽은 ‘윤리위원회에서 설명하겠다’며 입장 발표를 미뤘다.
당 조직부총장인 강명구 의원은 31일 에스비에스(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한 전 대표를 향해 “진솔하게 사과할 건 사과하고, 반성할 건 반성하겠다고 끝내시라”고 했다. 계파색이 옅은 김용태 의원도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된 당원게시판 사건은) 낯부끄러운 행동”이라며 “과거 이 문제가 거론됐을 때 사실대로 말씀드리고 넘어갔으면 됐을 문제”라고 했다. 전날 한 전 대표는 본인 가족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글을 작성했다고 인정한 바 있다.
한 전 대표를 비롯한 친한동훈계는 ‘자료 조작설’을 주장하며 당무감사위 조사 결과에 거세게 반발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동명이인 한동훈의 게시물을 가족 게시물처럼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당원 게시판을 캡처한 자료를 공개했다. 전날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이 개인 블로그에 올린 ‘증 제01호 시간대별 댓글 전문’에는 한 전 대표의 장인 이름(진형구)을 쓰는 사용자가 “싹 물갈이해야 됨. 나경원 유승민 전부 다”라는 글을 쓴 것으로 나왔는데, 실제 당원 게시판을 살펴봤더니 그 글은 자신과 동명이인인 다른 작성자가 쓴 것으로 나왔다는 것이다. 한 전 대표는 자신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과 가족들이 탈당한 뒤에 작성된 글이 조사 결과에 들어 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한 전 대표 쪽은 ‘시간대별 댓글 전문’ 자료 자체를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 주장에 대해 개인 블로그에 “게시판 글 명의와 작성인 명의가 다른 점, 탈당 이후 글도 포함시킨 이유 등은 윤리위 심의 과정에서 별도로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전 대표가 전날 ‘가족들이 썼다’고 인정한 것을 두고도 “가족 전부인지, 가족 중 특정인인지 밝히길 바란다”고 했다. 한겨레는 이 위원장의 설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으나 닿지 않았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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