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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뉴스1) 유경석 기자 =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19일 전북 전주시 전북특별자치도의회에서 재생에너지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2025.12.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전주=뉴스1) 유경석 기자 |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이전론이 정치권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전북의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클러스터의 새만금 이전을 공개적으로 제안한 가운데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원활한 전기 공급을 위한 클러스터 이전을 고민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이전론에 관심이 쏠렸다. 용인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 의원들은 "불필요하고 비경제적인 논란"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인 안호영 의원은 31일 오전 전북 전주에서 열린 민주당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수도권으로 전기가 집중되는 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강력하게 요구들이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는) 단순한 산업 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 전환 문제, 국가 균형 발전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께서도 '우리 기업들도 남쪽으로 눈을 돌려라''균형 발전 문제가 국가 생존의 문제다'라고 말씀하신 만큼 우리 당에도 재생에너지 전환을 통해 국가 균형 발전이 될 수 있도록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전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앞서 안 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전기 없는 용인은 허상이고 전기가 있는 지방으로 가는 것만이 살길"이라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새만금 이전은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송전탑을 세울 수 없는 현실, RE100이라는 새로운 무역 장벽, 그리고 균형발전이라는 시대의 요구가 모두 새만금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이 흐름은 거스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의 주장은 김 장관이 클러스터 이전 가능성을 시사하며 불이 붙었다. 김 장관은 지난 26일 CBS 라디오 '경제연구실'에서 "용인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입주하면 두 기업이 쓸 전기의 총량이 원전 15기 수준이라 꼭 거기에 있어야 할지, 지금이라도 전기가 많은 쪽으로 옮겨야 하는 건 아닌지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이젠 기업이 만들어지면 어쩔 수 없이 전력을 공급하는 게 아니라 최대한 전기가 많은 곳에 기업이 가도록 발상을 바꿔야 하는 단계가 아닌가 싶다"고 했다.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5.12.1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이에 용인시 민주당 의원들(이언주·이상식·손명수·부승찬)은 지난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권 일각에서 용인반도체클러스터의 지방 이전 주장이 나오고 있다"며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주장으로 일축해 왔으나 최근 김성환 기후에너지부 장관이 이전을 시사하는 듯하게 발언해 용인시민과 경기도민, 대한민국 경제에 혼란과 우려를 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SK하이닉스는 이미 팹 건설에 착수해 2027년 3월 완공 예정이다. 삼성전자도 지난 12월 22일부터 국가산단조성에 필요한 토지보상계약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사업이 본궤도에 올라가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의원으로서 용인의 입장만을 대변해서는 안 된다. 촌각을 다투는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불필요하고 비경제적인 논란으로 혼란을 가져와 사업이 지연될 경우 대한민국에 가져올 심대한 타격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반도체 클러스터를 전기가 있는 지방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반도체 제조는 염분이 많은 해안 지역을 피해야 하고, 풍부하고 안정적인 용수, 고품질·무정전 전력이 필수다.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만으로는 현재의 반도체 공정이 요구하는 품질과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경기 남부와 충청 북부로 이어지는 반도체 벨트는 판교의 R&D, 용인·화성·수원·이천·평택·청주의 팹, 그리고 수십 년간 자연 형성된 소재·부품·장비 생태계와 우수한 엔지니어 인력 풀 위에 구축된 세계적 산업 생태계"라며 "이전 대상지로 거론되는 지역이 이러한 조건을 갖추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승주 기자 gre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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