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름은 30일(한국시간)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올해를 끝으로 선수로서의 시간을 마무리한다”고 밝히며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수많은 어려움과 좌절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선수로 기억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며 “지금까지 묵묵히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김보름은 오랜 기간 한국 빙상을 상징하는 존재였다. 선수 생활의 출발점은 쇼트트랙이었지만, 고등학교 재학 시절이던 2010년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하며 인생의 방향을 바꿨다. 이후 장거리 종목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국가대표로 자리 잡았고, 한국체육대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강원도청 소속으로 활약을 이어갔다.
국제무대에서의 성과도 뚜렷했다. 2011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여자 3,000m 은메달을 획득하며 가능성을 알렸고,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3,000m 은메달과 5,000m 금메달을 차지하며 전성기를 맞았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존재감은 확실했다. 2016년 콜룸나 대회 매스스타트 은메달, 2017년 강릉 대회 매스스타트 금메달을 차례로 따냈다. 특히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여자 매스스타트 은메달을 획득하며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남겼다.
논란과 상처 속에서도 김보름은 쉽게 빙판을 떠나지 않았다. 그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무대에도 다시 섰고, 이후에도 선수로서 경쟁력을 유지하며 스케이팅과의 인연을 이어갔다. 그렇게 긴 시간 빙판 위에서 자신과 싸워온 끝에, 올해를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김보름은 기록 이상의 의미를 남긴 선수였다. 수많은 고비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섰고, 끝까지 자신의 길을 걸었다. 스케이트와 함께한 시간은 이제 역사로 남았지만, 김보름의 도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는 빙판을 내려와 또 다른 출발선에서 새로운 삶의 레이스를 준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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