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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중년 남성들의 말 못 할 고민···"고혈압약 먹었는데 갑자기 가슴이 커졌다"

서울경제 김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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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중년 남성들의 말 못 할 고민···"고혈압약 먹었는데 갑자기 가슴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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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치료를 위해 흔히 처방되는 약을 복용한 70대 남성이 가슴이 커지는 부작용을 겪은 사례가 전해져 눈길을 끌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76세 남성 A씨는 심부전 치료를 위해 약을 복용한 뒤 수개월에 걸쳐 가슴 통증과 부기가 점점 심해지는 변화를 겪었다. 진단 결과 A씨에게 나타난 증상은 ‘여성형 유방증’으로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해 남성의 유방 조직이 비대해지는 질환이었다.

원인으로 지목된 약물은 ‘스피로놀락톤’이다. 이 약은 고혈압과 심혈관 질환 치료에 널리 쓰이는 약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누적 처방 건수만 1200만 건이 넘는 대표적인 처방약이다.

다만 스피로놀락톤은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생성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어 일부 남성에게는 가슴이 커지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탈수나 어지럼증, 피로감처럼 비교적 흔한 부작용과 달리, 유방 조직이 커지는 현상은 드물지만 알려진 부작용에 해당한다. 이 밖에도 성욕 감소, 발기부전, 메스꺼움 등이 있다.

전문가들은 “모든 남성의 절반 이상이 일생에 한 번쯤 유방 조직이 커지는 경험을 한다”며 “대부분은 자연스럽게 사라지지만, 약물로 인해 발생한 경우에는 용량 조절이나 약물 변경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상이 나타났다고 임의로 복용을 중단해서는 안 되며, 반드시 의료진 상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여성형 유방증을 겪는 남성들 사이에서 가슴 축소 수술을 선택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미국성형외과학회(ASPS)에 따르면 남성 유방 축소 수술은 최근 미국 남성에게 가장 수요가 많은 성형 수술 중 하나로, 관련 수술 건수는 2019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


맨해튼의 한 성형외과 의사는 "2020년 이후 남성들이 여성형 유방증 상담 수술을 받고 실제 수술로 이어지는 사례가 확연히 증가했다"고 말했다.

김여진 기자 aftershoc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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