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탄 사격 훈련 영상도 공개
트럼프 “전혀 걱정하지 않아”
트럼프 “전혀 걱정하지 않아”
中·대만 일촉즉발 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 포위 훈련인 ‘정의사명(正義使命)-2025’에 동원된 무인기(드론)가 촬영한 대만의 초고층 랜드마크 ‘타이베이101’ 빌딩 영상을 지난 29일 웨이보 계정인 중국군호(中國軍號)에 공개하며 정보 감시·탐색 능력을 과시했다. 30일 대만 해안경비대가 공개한 사진에서 중국 해안경비대 함정(오른쪽)이 지난 29일 대만 최북단 푸구이자오 인근 해역에 접근하자 대만 해경 함정이 경고하기 위해 바짝 붙어 항해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웨이보 영상 캡처·로이터연합뉴스 |
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 포위 훈련인 ‘정의사명(正義使命)-2025’를 이틀째 진행하며 대만에 로켓을 발사하는 등 압박 강도를 높였다.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30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대만을 포위하고 실탄 사격 훈련을 실시한다고 이날 밝혔다.
대만과 인접한 북부, 동부, 서부, 남부의 5개 해역과 공역에서 인민해방군은 해상과 공중 목표물 타격, 대잠수함 작전을 집중적으로 훈련했다.
인민해방군이 훈련 중 로켓을 대만 방향으로 발사했으며 신형 폭격기와 상륙강습함까지 동원해 훈련을 실시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리시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대변인은 이날 위챗 계정을 통해 “오전 9시에 동부전구 육군부대가 대만 북부 관련 해역에 대해 장거리 화력 실탄 사격을 실시해 예상했던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어 훈련 영상을 공개하며 실탄 사격이 전부 명중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훈련은 역대 인민해방군이 실시한 대만 포위 훈련 중 가장 대만과 가까운 거리에서 이뤄졌으며, 범위도 역대 최대 규모라고 대만연합망 등 현지 언론이 평가했다. 2022년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해 실시된 훈련보다 더 가까운 거리에서 진행됐는 것이다. 대만 안보 당국은 중국이 2002년 훈련 당시처럼 대만 상공을 넘어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인민해방군이 대만 내 지상 목표물을 타격하는 시나리오도 연습하고 있다고 대만 안보당국은 추정한다.
이번 훈련은 최근 미국이 대만에 역대 최대 규모인 111억달러(약 16조595억원) 규모의 무기 판매를 승인한 지 11일 만에 시작됐다. 동시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을 한 것을 경고하기 위한 움직임으로도 해석된다.
중국은 미국의 무기 판매에 강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은 이날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열린 ‘2025년 국제 형세와 중국 외교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자 중국 핵심 이익 중의 핵심”이라며 “대만 독립 세력의 끊임없는 도발과 미국의 대규모 대만 상대 무기 판매에 맞서 우리는 당연히 단호히 반대하고 강력하게 반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만은 중국의 포위 훈련을 비판하며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만해협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를 유지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공통된 기대”라며 “그러나 중국 공산당은 최근 군사적 압박을 빈번하게 높이고 있는데, 이는 책임 있는 대국이 해야 할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대만 국방부는 전날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14척의 군함, 8척의 공무선, 130대의 군용기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어 군용기 중 90대는 대만 공역을 침범했으며 국방당국은 이를 철저히 감시하고 대응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중국이 대만을 압박하기 위해 진행한 ‘대만 포위 훈련’의 심각성을 평가절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훌륭한 관계를 갖고 있는데 그는 그것(훈련)에 대해 나에게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무엇도 날 걱정하게 하지 않는다”면서 “중국은 그 지역에서 해상 훈련을 20년간 해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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