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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개고기는 욕하고 이민자 죽음엔 무관심”…‘극우 여배우’ 죽음에 논란

헤럴드경제 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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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개고기는 욕하고 이민자 죽음엔 무관심”…‘극우 여배우’ 죽음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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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동물보호 활동을 하는 브리지트 바르도의 모습. 1950~60년대를 풍미했던 영화배우 바르도가 28일(현지시간) 자택에서 향년 91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AFP 연합뉴스]

2005년 동물보호 활동을 하는 브리지트 바르도의 모습. 1950~60년대를 풍미했던 영화배우 바르도가 28일(현지시간) 자택에서 향년 91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AFP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프랑스에서 명배우 브리지트 바르도의 사망 후 국가 추모식을 열어야 하는지 정치적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동물복지 운동, 외국인 혐오 발언 등 생전 그가 보였던 정치적 행보에 따른 것이다.

프랑스 극우 국민연합(RN)의 동맹 세력인 공화국우파연합(UDR)의 에리크 시오티 대표는 29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브리지트 바르도를 위한 국가적 추모 행사를 개최해 달라고 마크롱 대통령에게 엄숙히 요청한다”고 적었다.

또 UDR은 바르도의 국가 추모식을 위한 청원을 시작했으며, 이날 오후 4시 현재 약 1만명이 청원에 서명했다.

UDR은 청원에서 “프랑스를 그토록 잘 상징했던 인물, 그 대담함과 기개, 우아함을 완벽히 구현한 그에 대해 좌파가 소셜미디어와 언론을 통해 증오를 쏟아내는 지금, 대통령은 우리 BB(바르도의 애칭)를 위해 국가 추모식을 열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르도는 28일 91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1950∼1960년대 프랑스 대표 배우로 활동한 그는 미국 배우 마릴린 먼로(MM)와 함께 ‘서양 영화계 양대 여배우’라 불릴 정도로 명성을 쌓았다. 1970년대부터는 동물복지 운동을 시작했고, 1994년 한국의 개식용 문화를 비판하며 개식용을 금지해달라고 김영삼 당시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브리지트 바르도의 1965년 모습[AFP·연합]

브리지트 바르도의 1965년 모습[AFP·연합]



바르도는 1992년 극우 정치인 장마리 르펜의 고문인 베르나르 도르말과 네 번째 결혼한 후 극우 활동가로 또 한 차례 변모했다. 그는 외국인 혐오, 반(反)이민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다 인종차별 혐의로 다섯 차례 유죄 판결을 받았다. 2012년과 2017년 대선에선 마린 르펜 RN 지도자를 공개 지지하며 그를 프랑스를 구원할 ‘현대판 잔 다르크’라고 칭하기도 했다.


이런 정치 행보 때문에 좌파 진영은 국가 추모식 제안에 부정적이다.

사회당의 올리비에 포르 대표는 “바르도는 공화주의적 가치관을 저버렸으며 인종차별 혐의로 여러 차례 법적 처벌을 받았다”며 시오티 대표의 제안에 반대한다는 글을 엑스에 남겼다.

녹색당의 산드린 루소 의원도 SNS 블루스카이에 “돌고래의 처지엔 마음 아파하면서 지중해에서 죽어가는 이주민들 죽음에는 무관심하다면 이는 도대체 어떤 수준의 냉소인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