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 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 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쿠팡 연석 청문회)에서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맨 왼쪽)가 선서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
30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연석 청문회에서 쿠팡이 “정부 기관이 개인정보 유출 피의자와의 접촉을 지시했다”며 해당 기관으로 ‘국가정보원’을 지목했다. 국정원은 “사실이 아니”라며 국회에 “쿠팡 대표를 위증죄로 고발해달라”고 요청했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는 이날 청문회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태 조사 과정에서 어느 정부 부처와 소통했느냐’는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국정원이 공개적으로 저희와 함께 협력했고 지시했다고 확인했다”고 답했다. 로저스 대표는 “저희는 (개인정보 유출) 피의자와 연락하는 걸 원치 않았지만, 여러 차례에 걸쳐 그 기관(국정원)에서 피의자와 연락하기를 요청했다”며 “한국 법에 따라 사실 협조 요청은 구속력이 있고 지시에 따라야 한다고 이해했다. (국정원의) 지시·명령이었다”고 답했다. 또 “(해킹에 사용된 노트북) 하드 드라이브에 대해 포렌식 이미지(복사본)를 채취했다. 이는 정부 기관의 지시였다”며 “저희가 포렌식 분석을 하지는 않았다. 정부 기관이 복사본을 가지고 있고 원본을 경찰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쿠팡 자체 판단이 아니라 국정원의 지시에 따라 피의자와 접촉했고, 포렌식도 국정원 지시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에 국정원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어 로저스 대표의 모든 주장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며 국회에 로저스 대표를 위증죄로 고발해달라고 요청했다. 국정원은 “쿠팡에 어떠한 지시·명령·허가를 한 사실이 없으며, 그럴 위치에 있지도 않다. 오히려 쿠팡의 유출자 접촉 관련 문의에 ‘최종 판단은 쿠팡이 하는 게 맞다’고 수차례 강조했다”고 밝혔다. 장비 포렌식과 관련해서도 “(중국) 현지에서 쿠팡과 접촉했던 시점 전에 이미 쿠팡은 독자적으로 이미지 사본을 복제한 상태였으며, 국정원은 지난 17일 쿠팡과의 접촉 시까지 이를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앞서 쿠팡은 지난 25일 ‘유출자가 확보한 개인정보가 약 3천개 계정이고, 이마저도 외부 유출 정황이 없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과기부는 “쿠팡의 일방적인 자체 조사 결과”라며 강하게 항의했고, 쿠팡은 이튿날 “정부의 지시에 따라 몇 주간에 걸쳐 매일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며 진행한 조사”라고 반박했다.
김채운 기자 cw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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