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 국내 의존도 축소…해외 펀딩역량 높인다
마스턴, 전략투자본부 신설…亞 전반 투자전략 수립
독립 운용사, 자금조달 난관…해외서 돌파구 모색
"펀딩·자산군 다변화 위한 현장 밀착형 조직개편"
마스턴, 전략투자본부 신설…亞 전반 투자전략 수립
독립 운용사, 자금조달 난관…해외서 돌파구 모색
"펀딩·자산군 다변화 위한 현장 밀착형 조직개편"
이 기사는 2025년12월30일 17시47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국내 부동산 자산운용사 ‘빅2’로 꼽히는 이지스자산운용, 마스턴투자운용이 최근 일제히 조직개편을 마무리했다. 코람코자산운용은 이미 올해 초에 조직개편을 마친 상태다.
이번 개편의 공통 키워드는 '국내 시장 의존도 축소'와 '자금조달처(펀딩 소스) 다변화'다. 고금리로 국내 상업용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된 가운데 자금조달처(펀딩 소스)를 해외로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이 조직 전반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이지스자산운용 사옥 전경 (사진=이지스자산운용) |
이지스, 국내 의존도 축소…해외 펀딩역량 높인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체투자 전문 자산운용사 이지스자산운용, 마스턴투자운용은 최근 조직개편에서 해외 부문을 전면에 내세웠다.
국내 부동산시장이 수년째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운용사들이 투자 지역과 자금조달처를 다변화하지 않으면 중장기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조직개편의 방향을 '자본 조달 채널 다변화' 및 '글로벌 투자 역량 강화'로 잡았다. 국내 시장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낮추고,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아시아 전역 및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이다.
앞서 이지스자산운용은 회사 경영권 및 지분매각 거래의 우선협상대상자(우협)로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힐하우스 인베스트먼트'(이하 힐하우스)를 선정한 상태다.
이번 인수를 주도한 곳은 힐하우스가 지난 2020년 실물자산 투자 부문을 분사해 설립한 '라바파트너스'다. 부동산 전문 자회사 라바파트너스는 일본·인도·동남아시아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투자를 확대해왔다. 물류, 데이터센터, 헬스케어 등이 투자 대상이다.
라바파트너스는 힐하우스 파트너이자 실물자산 투자 전문가인 조 개그넌이 이끌고 있다. 조 개그넌은 지난 2020년 라바파트너스에 합류한 후 힐하우스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실물자산·부동산 투자 역량 구축에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라바파트너스 등 글로벌 파트너와의 협업으로, 싱가포르를 거점 삼아서 아시아 및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해외 투자, 글로벌 자금 유치, 크로스보더 딜 수행 능력을 강화해 ‘글로벌 종합 부동산 운용사’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한 가장 핵심적 변화는 강영구 운용 대표의 해외시장 전진 배치다. 강 대표는 싱가포르에 위치한 이지스 아시아(IGIS ASIA)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겨, 아시아 주요 시장 진출과 글로벌 투자자(LP) 네트워크 확장을 이끈다.
단순히 해외 법인의 기능을 강화하는 수준을 넘어 이지스자산운용의 핵심 리더십을 글로벌 현장에 전진 배치한 것. 이로써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신규 글로벌 자금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반면 국내 시장 비중은 점진적으로 낮춘다는 구상이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은 회사가 글로벌 자산운용사로 거듭나기 위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강영구 대표의 글로벌 전진 배치를 필두로 해외 거점의 자금조달(펀딩) 역량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스턴, 전략투자본부 신설…亞 전반 투자전략 수립
마스턴투자운용은 박형석 대표이사 취임 이후 첫 조직개편 및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목적은 △투자와 운용 기능의 명확한 분리 △글로벌 전략 실행력 제고 △리스크 관리 체계 강화다. 이번 개편은 내년 1월 1일부로 시행된다.
(자료=마스턴투자운용) |
마스턴투자운용은 총 8개 부문 체계로 조직을 재정비했다. 현업 조직은 △국내1부문 △국내2부문 △해외부문 △리츠부문 △마케팅부문 △인프라부문 등 6개 부문으로 구성하고, △경영전략부문 △RM부문 등 지원·관리 조직 2개 부문을 포함해 기능별 전문성을 강화했다.
해외부문은 투자 전략과 지역 다변화를 위한 개편이 이뤄졌다. 기존 2개 투자운용본부 외에 전략투자본부를 신설해 아시아 전반을 아우르는 투자전략을 수립, 실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조용민 해외부문 대표는 이번 임원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또한 국내부문은 ‘투자’와 ‘운용’으로 분리해 역할을 명확히 했다. 투자 부문은 신규 딜 발굴과 구조 설계에 집중하고, 운용 부문은 자산 관리와 밸류업(가치 상승)에 전념하게 한 것.
국내1부문은 신규 딜 발굴 등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투자 유치에 집중한다. 반면 국내2부문은 기존 자산의 안정적 운용과 체계적 관리를 총괄한다. 국내2부문에는 운용 역량 강화를 위한 펀드운용본부가 신설된다.
이에 따라 박경배 국내부문 부대표와 이태경 국내부문 부대표가 각각 국내1부문과 국내2부문 대표로 선임되며 나란히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또한 이번 조직개편에서는 마케팅부문이 새롭게 출범했다. 박형석 경영총괄 대표이사가 중점 과제로 내세운 ‘투자자 신뢰 회복’과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를 전담할 조직이다.
마케팅부문은 국내외 투자자 네트워크 관리와 자금 조달 역량 강화를 주요 역할로 하며 CM본부, 펀드관리실, R&S(리서치 및 전략)실, 개발관리실로 구성된다.
독립 운용사, 자금조달 난관…해외서 돌파구 모색
이밖에 코람코자산운용은 최근 김태원·윤장호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조직개편 자체는 이미 올해 초 코람코자산신탁과 자회사 코람코자산운용이 대대적으로 단행한 상태다.
다만 이번 대표 체제 개편을 통해 각 대표가 전문 영역을 분담하며 운용과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원·윤장호 코람코자산운용 대표이사 취임식 (사진=코람코자산운용) |
김태원 대표는 데이터센터 분야를 ‘1등 섹터’로 굳히고 이를 기반으로 포트폴리오 확장을 가속화하겠다는 중장기 구상을 갖고 있다.
향후 핵심 방향은 △민첩한 의사결정 체계 구축 △소통 기반의 협업 문화 확산 △섹터별 전문성 강화 △외형 성장과 시장 확장을 통한 실질적 스케일 업(규모 확대) △투명한 원칙 기반의 리스크 관리 고도화 등이다.
윤장호 대표는 △펀딩·투자·자산관리의 균형 성장을 위한 구조 재정비 △블라인드펀드·SMA 운영 일원화 △투자심의위원회 내실화 △자산관리 조직의 섹터 전문성 강화 등 실행 중심의 개편 방향을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빅3’ 조직개편을 두고 운용사들이 '국내 자금조달 어려움에 따른 돌파구를 해외에서 모색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지스자산운용, 마스턴투자운용, 코람코자산운용은 모두 독립계 자산운용사여서 대기업이나 금융지주 계열사에 비해 자금조달(펀딩) 난이도가 높다.
실제로 지난 3월 국민연금이 국내 부동산 코어플랫폼 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한 3곳 중 2곳은 금융지주 계열 운용사였다. 최종 선정된 3곳은 삼성SRA자산운용, KB자산운용, 캡스톤자산운용이다.
또한 우정사업본부(우본)는 국내 부동산 코어전략 펀드 위탁운용사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선정했다. 펀드는 최소 6000억원 이상 규모로 조성된다.
이지스·마스턴·코람코자산운용 모두 투자자금이 마른 현 상황에서 생존하려면 새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동산경기 침체로 국내 상업용부동산 시장에서는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오피스'가 거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투자 자산군을 데이터센터나 물류센터, 임대주택 쪽으로 확대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국내 물류센터는 올 초부터 해외 기관들이 꾸준히 투자를 지속해온 섹터다.
상업용부동산 업계 고위 관계자는 "국내 상업용부동산 시장 투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현장 밀착형 조직개편이 이뤄졌다"며 "해외 투자와 글로벌 자본을 동시에 끌어들이는 운용사가 다음 부동산 경기(사이클)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