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30일 국회에서 열린 연석 청문회에서는 쿠팡 경영진의 비협조적인 태도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이날 청문회에는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과 김 의장의 동생 김유석 부사장, 강한승 전 대표이사가 불참한 가운데 그 대신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와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등이 주요 증인으로 출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12.30 pangbin@newspim.com |
청문회는 개의 직후부터 통역 문제로 신경전이 벌어졌다. 국회는 지난 17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청문회 당시 통역 과정에서 답변이 길어지고 통역사 오역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자, 국회는 이번 연석 청문회에 동시통역기를 별도로 준비했다.
그러나 로저스 대표는 "통역사 대동을 허락받았다", "개인 통역사를 사용하고 싶다"며 동시통역기 착용 요청에 난색을 표했다. 청문회를 주재한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동시통역기 착용을 거듭 요청하자, 로저스 대표는 "정상적이지 않다. 이의제기를 하고 싶다"고 말하며 거세게 항의했다.
최 위원장은 쿠팡 측 통역사에게 과방위 청문회 당시 통역 사례를 언급하며 "'로이스트 레이트(lowest rate, 가장 낮은 이율)'를 '상대적으로 낮다'로 통역했다"며 "그렇게 윤색해서 통역하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로저스 대표는 개인 통역사 사용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스핌 DB] |
쿠팡의 '자체 조사' 논란을 둘러싼 질의 과정에서는 고성이 오갔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부 지시를 쿠팡 내부에서는 누가 지시했고 실행했느냐"고 질의하자 로저스 대표는 "정부가 저희에게 지시를 했고 그 지시를 따랐다"며 동문서답 식으로 답변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로저스 대표의 답변이 질문 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최 위원장은 "정부 지시 여부가 아니라 쿠팡 내부 책임자를 묻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중재에 나섰다. 그럼에도 로저스 대표는 "지시는 한국 정부에서 왔고 내부 지시는 없었다"는 답변을 반복했고, 이에 청문위원들 사이에서는 "통역을 제대로 하라", "어디서 책임을 떠넘기고 있느냐"는 거센 비판이 이어졌다.
쿠팡 물류센터 근로자 고(故) 장덕준씨 과로사와 관련해 김범석 의장이 산업재해 은폐를 지시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로저스 대표는 "쿠팡 한국 대표로서 내가 책임이 한 질의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김유석 부사장이 최근 4년 간 약 140억원의 보수와 인센티브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로저스 대표는 "김유석은 임원이 아니다"며 "같은 직급의 다른 직원들과 비교해도 평균적으로 급여가 더 낮다"고 부인했다.
특히 로저스 대표가 청문위원들의 단답형 답변 요구에 목소리를 높이거나, 영문 사과문에 사용된 '폴스(false)' 표현 관련 질문에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장면도 나왔다. 정일영 의원이 답변을 중단시키자 로저스 대표는 "그만합시다(Enough)"라고 말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쿠팡 경영진들의 비협조적인 답변 태도에 최 위원장은 "김범석 의장이 왜 한국말의 함의를 모르는 사람을 내세워서 왜 이런 장난질을 하나"라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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