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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AI 활용, 달라지는 과학 풍경 [오철우의 과학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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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AI 활용, 달라지는 과학 풍경 [오철우의 과학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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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은 과학 연구의 방식을 어떻게 바꾸고 있을까? 단순한 데이터 분석을 넘어 데이터를 스스로 생성하고 가설을 제시하며 추론 능력까지 갖춘 인공지능 도구가 등장하면서 과학 활동의 풍경이 변화하고 있다. 가짜 논문, 부실 논문이 늘어나고 일부에선 논문 심사 자동화가 등장하면서 과학의 가치가 흔들린다는 우려도 커졌다. 제미나이로 생성한 그림.

인공지능은 과학 연구의 방식을 어떻게 바꾸고 있을까? 단순한 데이터 분석을 넘어 데이터를 스스로 생성하고 가설을 제시하며 추론 능력까지 갖춘 인공지능 도구가 등장하면서 과학 활동의 풍경이 변화하고 있다. 가짜 논문, 부실 논문이 늘어나고 일부에선 논문 심사 자동화가 등장하면서 과학의 가치가 흔들린다는 우려도 커졌다. 제미나이로 생성한 그림.



오철우 | 한밭대 강사(과학기술학)



1869년 창간한 ‘네이처’는 1880년 창간한 ‘사이언스’와 함께 한세기 반 넘게 세계 과학계가 어디로 향하는지를 보여주는 풍향계 구실을 해왔다. 전문 분과 학술지와 달리 전 분야를 다루는 종합 과학 학술지인데다, 과학계 소식을 전하는 뉴스 보도를 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네이처의 지면에 인공지능 관련 뉴스가 몇년 새 부쩍 늘어났다는 점은 과학계의 뚜렷한 변화로 눈여겨볼 만하다. 얼마나 늘어났을까? 네이처 뉴스 섹션에서 ‘인공지능’(AI)이란 낱말을 제목에 담은 기사를 세어보았다.



그야말로 가파른 증가세를 확인할 수 있다. 2021년 11건, 2022년 22건이던 기사는 챗지피티 등장 이후인 2023년 71건으로 늘어났고, 2024년과 2025년에 131건, 143건으로 급증했다. 사설과 의견 섹션에서도 비슷했다. 2021년 4건은 2025년 36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런 수치는 무얼 말해줄까? 기술 유행이나 산업 트렌드를 넘어, 인공지능이 과학 연구의 방식과 성과를 바꾸고 있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실제로 2024년 노벨 화학상 공동 수상자에는 단백질 3차원 구조를 예측하는 인공지능 ‘알파폴드’의 개발자들이 포함됐다.



지난 한해 동안 네이처의 많은 기사들은 인공지능이 단순한 데이터 분석을 넘어 데이터를 스스로 생성하고 가설을 제시하며 추론 능력까지 갖추고서 과학 활동의 상당 부분을 자동화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런 변화는 연구 효율을 높이고 새로운 주제로 과학 영역을 확장한다. 또한 가짜, 부실 논문이 늘어나고 논문 심사마저 인공지능으로 자동화하는 흐름도 나타나 우려가 컸던 한해이기도 했다.



최근 네이처는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새해 2026년에 주목할 만한 과학 이슈를 전망하는 뉴스를 보도했다. 유전자 치료술, 암 진단법, 우주 탐사 등 여러 분야에서 굵직한 변화가 예상되었는데, 네이처가 새해 전망의 첫번째로 꼽은 것은 과학을 위한 인공지능의 발전이었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감독 없이도 작동하는 수준을 향해 나아가며,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에 이어 특정한 과학 문제를 푸는 데 최적화한 소규모 모델이 큰 진전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인공지능 도구로 중대한 과학 발견을 이뤄내는 첫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도 전했다.



최근 사이언스에는 지금까지 해왔던 과학 활동과 다른 방식의 과학이 등장한다는 의미에서 ‘과학 이후’라는 제목을 단 글이 실렸다. 글을 쓴 연구자들이 말하듯이, 인공지능 기반 과학의 시대에 자연을 예측하고 통제하는 능력은 빠르게 커졌지만 원리와 과정을 이해하는 능력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지도 모른다. 또한 과학 논문 수는 늘어나지만 연구 주제는 인공지능과 데이터 분석에 적합한 분야로 쏠리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



엄격한 과학 검증 체계를 지키고 다양한 관점을 장려하며 인간 과학자의 비판적 사고를 고양하는 제도 장치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과학의 가치를 지키면서 인공지능의 장점을 활용하는 길을 찾는 것, 이것이 새해 과학자 사회가 마주하는 중요한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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