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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내년 '상고하저' 흐름···주목 업종은 반도체·조선·방산"[2026 자산시장 전망]

서울경제 변수연 기자,장문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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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내년 '상고하저' 흐름···주목 업종은 반도체·조선·방산"[2026 자산시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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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서치센터장이 예상한 증시]
글로벌 유동성 확대·정책효과에
코스피 전망치 최고 5300 제시
상반기 주식비중 확대 전략 유효
하반기는 인플레 재부각 등 우려
빅테크 호실적···美도 강세 보일듯


글로벌 유동성 확대를 바탕으로 내년에 코스피 5000선 달성 가능성을 점치는 강세 시나리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인플레이션 재부각과 미국의 금리 인하 종료, 인공지능(AI) 투자 관련 유동성 리스크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상고하저’ 흐름을 염두에 두고 상반기에는 주식 비중을 적극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30일 서울경제신문이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내년도 증시 전망 설문에서 대신증권(4000~5300)과 메리츠증권(3559~5089)은 코스피 5000선 도달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양지환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예상되는 실적과 금리 인하 사이클만으로도 5000선은 가능한 지수”라며 주요국 금리 인하와 재정 확대가 자산 가격 상승 국면을 만들고 상법 개정과 자본시장 선진화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완화해 밸류에이션 정상화를 이끌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반도체·조선·전력기기 등 주도 업종이 성장주로 전환되며 이익 가시성이 높아지고 상법·세법 개정으로 국내 증시 체질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유동성 확대 국면 속에서 상법 개정을 통한 주주 환원 강화도 함께 작동할 경우 코스피 5000선은 단기 이벤트를 넘어 구조적 레벨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 5000선 안착을 위해 필요한 조건으로 ‘실적과 제도의 동반 개선’을 공통적으로 꼽았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센터장은 “국내 증시의 반도체 업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비(非)반도체 업종에서도 안정적인 이익 창출력이 확대돼야 한다”며 “이를 뒷받침할 산업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목해야 할 업종으로는 내년도 반도체였다. 박 센터장은 “AI 수요 확대로 내년 반도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배 내외 증가할 것”이라며 반도체 업황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국가 단위의 AI 인프라 투자가 속도를 높일 경우 업황의 추가 개선 여지도 크다. 그 외에는 조선·방산·전력기기 등 정책과 수출 모멘텀을 동시에 보유한 업종이 다수 언급됐다. 이진우 센터장은 로봇과 우주 등 신성장 산업을 추가로 꼽으며 “AI가 소프트웨어를 넘어 물리적 영역으로 확장되는 과정에서 관련 산업의 프리미엄이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주 환원 강화 추세 속에 지주사와 금융·증권도 유망 종목에 포함됐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수익비율(PER) 10배 이하인 4000 아래에서 점진적 분할 매수가 필요하다”면서 “정보기술(IT) 업종과 금융·지주사 등 주주 환원 기대가 높은 업종을 포함하라”고 말했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법 개정과 주주 환원 강화 흐름 속에 은행·증권 등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 업종의 재평가 가능성을 제시했다.

코스닥은 ‘내년 초’가 핵심 구간으로 지목됐다. 양 센터장은 코스닥 밴드를 800~1250으로 제시하며 “1분기 중 고점 도달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코스피 대비 장기간 상대적 약세로 가격 매력이 커진 데다 높은 이익 증가율 기대와 1월 계절성, 산업 정책 예산 확대가 겹치면서 1분기 코스닥 수익률이 코스피를 웃돌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후 흐름에는 신중론도 뒤따랐다. 박 센터장은 “코스닥은 정부의 정책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결국 상대 강도는 바이오·2차전지 등 주력 업종의 이익 회복 여부에 달려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종형 센터장도 “2017년 하반기 정책 효과로 바이오를 중심으로 랠리를 펼쳤으나 지속성이 짧았다”며 “단기적으로 코스닥 주력 업종의 수급 환경 개선은 기대되지만 가격 움직임의 지속성은 더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코스닥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 환원 강화, 실적 성장이 동반돼야 한다는 얘기다.


미국 증시 역시 대체로 강세장 전망이 우세하다. 모두 AI 빅테크의 실적 개선과 재정 지출 확대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짚었다. 단 AI 투자 기업들의 유동성 문제와 인플레이션 재확산, 이에 따른 미국의 금리 인하 종료 가능성은 하반기 미국 증시뿐 아니라 국내 증시의 공통 리스크로 지목됐다.

올해 국내 증시를 흔들었던 환율과 외국인 수급도 내년 증시의 중요한 변수다. 유 센터장은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물가 압력과 수급 불안을 주요 리스크로 봤다. 양 센터장은 “1400원대 중후반 환율은 한국의 펀더멘털 대비 과도한 오버슈팅 구간”이라며 정상화될 경우 외국인 수급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전망을 토대로 리서치센터장들은 개인투자자들에게 투자의 무게를 상반기에 둘 것을 공통적으로 주문했다. 상반기에는 외국인 수급과 정책·실적 모멘텀이 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적극적인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반면 하반기에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경로, AI 투자 리스크를 점검하며 점진적인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이어졌다. 이진우 센터장은 “상고하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주식 60%, 채권·금 30%, 현금 10%의 비중으로 연초 적극적인 주식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장문항 기자 jm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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