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만 해도 국립중앙박물관은 시간 날 때 찾는 숨겨진 보석 같은 공간이었다. 집에서 멀지 않고, 북적이지 않았으며, 무엇보다 무료이기 때문이다. 반가사유상을 전시한 '사유의 방'에 서 있기만 해도 마음이 가라앉았다. 하지만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열풍과 함께 오픈런이 시작되면서 풍경은 180도 달라졌다. 국중박은 단숨에 대한민국 최고 '핫플레이스'가 됐다.
올해 연간 관람객은 600만명을 돌파했고, 박물관 문화상품 '뮷즈' 매출도 올해 사상 처음 400억원을 넘어섰다. 이런 흥행은 역설적으로 잠잠했던 '상설전시실 유료화' 논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늘어난 인파로 인한 관람 환경 저하와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한 재원 확보라는 현실적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특히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무료로 운영하면 오히려 격이 떨어지고 싸게 느껴질 수 있다"고 언급하며 유료화 논의는 더 뜨거워졌다.
유료화의 가장 큰 기대 효과는 관람 환경의 질적 개선이다. 적정한 요금은 관람객 수를 조절하는 필터가 돼 혼잡도를 낮추고, 유물 훼손 위험도 줄일 수 있다. 입장료 수익을 통해 정부 예산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던 세계적 수준의 전시 유치와 서비스 전반의 고도화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우려도 적지 않다. 문화 향유의 문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입장료가 생기면 경제적 취약계층이나 학생들의 발길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올해 연간 관람객은 600만명을 돌파했고, 박물관 문화상품 '뮷즈' 매출도 올해 사상 처음 400억원을 넘어섰다. 이런 흥행은 역설적으로 잠잠했던 '상설전시실 유료화' 논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늘어난 인파로 인한 관람 환경 저하와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한 재원 확보라는 현실적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특히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무료로 운영하면 오히려 격이 떨어지고 싸게 느껴질 수 있다"고 언급하며 유료화 논의는 더 뜨거워졌다.
유료화의 가장 큰 기대 효과는 관람 환경의 질적 개선이다. 적정한 요금은 관람객 수를 조절하는 필터가 돼 혼잡도를 낮추고, 유물 훼손 위험도 줄일 수 있다. 입장료 수익을 통해 정부 예산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던 세계적 수준의 전시 유치와 서비스 전반의 고도화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우려도 적지 않다. 문화 향유의 문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입장료가 생기면 경제적 취약계층이나 학생들의 발길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해외 사례는 엇갈린다. 루브르 박물관(22유로)과 메트로폴리탄 미술관(30달러)은 입장료를 받는다. 반면 영국 박물관은 무료 관람 원칙을 고수하고 있고, 대만고궁박물원은 자국민에게는 저렴하게, 외국인에게는 2배의 요금을 받고 있다.
국중박이 연간 관람객 수 기준 세계 4위권으로 올라선 만큼 수준 향상을 위해 안정적 재원이 필요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관건은 유료화 자체가 아니라 방식이다. 박물관 문턱은 낮게 유지하면서도 수준은 높일 수 있도록 청소년·노년층·저소득층 할인, 내·외국인 차등 요금, 연간 패스 도입 등 정교한 요금 설계가 요구된다. [심윤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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