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정치권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해 통일교 전방위 압수수색을 진행한 지난 15일 경기 가평군 통일교 본부에 적막이 흐르고 있다. 정효진 기자 |
‘통일교 정치권 금품 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여야 정치인 11명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로 한학자 총재 등 통일교 전·현직 고위인사 4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공소시효가 곧 만료되는 사건을 우선 송치한 것이라 수사는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30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전담수사팀은 2019년 1월쯤 여야 정치인 11명에게 각각 100만~3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후원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한 총재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정원주 전 총재 비서실장, 송광석 전 천주평화연합 회장 등 4명을 전날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전담수사팀이 출범한 이후 검찰에 사건을 송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 총재와 윤 전 본부장, 정 전 비서실장은 이번에 송치된 혐의와 별개로 이미 2022년 국민의힘에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들은 정치인들에게 통일교 신도 등 개인 명의로 후원하게 한 뒤 통일교 법인으로부터 돈을 보전받도록 하는 이른바 ‘쪼개기 후원’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돈을 받은 11명 모두 당시 현역 국회의원 신분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정치자금법은 법인이 정치자금 후원을 할 수 없고 개인이 법인의 자금을 사용해도 안 된다고 규정한다.
수사팀 관계자는 지난 15일 통일교 천정궁 등 10곳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 이후 증거물 분석 과정에서 이들의 혐의를 인지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치자금법 공소시효는 ‘7년’으로 조만간 만료돼 우선적으로 송치했다고 한다.
돈을 후원받은 정치인 11명은 송치되지 않았다. 수사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통일교 회계자료, 해당 의원실의 회계 관계자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결과 이들에 대한 혐의 적용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정치인이 쪼개기 후원으로 정치자금을 받는 것은 불법이지만, 사전에 이를 알고 있었다는 것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아 대체로 ‘돈을 준 쪽’만 처벌받는다.
경찰은 지난 10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으로부터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과 임종성 전 의원,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통일교 자금 수천만원을 후원받았다는 의혹을 이첩받아 특별전담수사팀을 꾸리고 수사를 벌여왔다.
전 의원은 2018년 금품을 전달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공소시효가 이미 지났거나 만료가 임박했다는 우려가 있었다. 다만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아직 파악되지 않아 공소시효에 대한 판단도 미뤄지고 있다. 수사팀은 이들이 실제 금품을 받았는지, 통일교 행사에서 축사를 하는 등 참여한 경위가 무엇인지 등을 수사 중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압수수색 과정에서 공소시효 만료가 임박한 사건을 인지해 우선 수사 후 송치한 것으로 계속해서 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기존에 넘겨받은 정치인 3명에 대한 사건도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 [단독]경찰, 통일교 2019년 의원 10명 후원명단 확보···나경원·임종성·김규환 포함
https://www.khan.co.kr/article/202512171653001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