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미 월드컵 티켓값 4년 만에 5배 폭등
인판티노 회장 "수익은 재투자된다"
60달러 '생색내기'용 티켓은 10%뿐
축구팬들은 "내 돋 뜯어 축구발전?" 분노 폭발
[파이낸셜뉴스] "FIFA가 없다면 전 세계 150개국에서 축구를 볼 수 없다. 수익은 축구에 재투자된다."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2026 북중미 월드컵 티켓 고가 논란에 내놓은 답변이다. 그의 말대로라면 티켓값 인상은 전 세계 축구 발전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자 숭고한 희생처럼 들린다. 하지만 정작 그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축구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못해 뜨겁다.
'지구촌 축제'라던 월드컵이 철저한 '자본의 논리'에 잠식당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인판티노 회장 "수익은 재투자된다"
60달러 '생색내기'용 티켓은 10%뿐
축구팬들은 "내 돋 뜯어 축구발전?" 분노 폭발
잔니 안판티노 회장.연합뉴스 |
[파이낸셜뉴스] "FIFA가 없다면 전 세계 150개국에서 축구를 볼 수 없다. 수익은 축구에 재투자된다."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2026 북중미 월드컵 티켓 고가 논란에 내놓은 답변이다. 그의 말대로라면 티켓값 인상은 전 세계 축구 발전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자 숭고한 희생처럼 들린다. 하지만 정작 그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축구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못해 뜨겁다.
'지구촌 축제'라던 월드컵이 철저한 '자본의 논리'에 잠식당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 등에 따르면 이번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 티켓 최고가는 8680달러(약 1244만 원)에 달한다. 4년 전 카타르 월드컵 당시 최고가였던 1607달러(약 230만 원)와 비교하면 무려 5배 이상 폭등했다.
일반 조별리그 티켓 가격 역시 180~700달러(약 26만~100만 원)로 책정됐다. 4인 가족이 조별리그 한 경기를 좋은 자리에서 관람하려면 티켓값으로만 400만 원을 지출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문제는 이러한 가격 인상 폭이 일반적인 물가 상승률이나 경제 지표와는 전혀 동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수요가 있으니 가격을 올린다"는 시장 논리를 적용하더라도, 공공재 성격이 강한 월드컵이라는 콘텐츠를 독점한 FIFA가 팬들의 '팬심'을 볼모로 폭리를 취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연합뉴스 |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리오넬 메시.연합뉴스 |
인판티노 회장은 "15일 만에 1억 5000만 건의 구매 신청이 들어왔다"며 흥행을 자신했다.
이는 역설적으로 FIFA가 가격 저항선 없이 티켓값을 올려도 살 사람은 줄을 섰다는 '공급자 우위'의 태도를 보여준다.
그는 "이 수익이 전 세계 축구 발전에 쓰인다"고 강조했지만, 이는 전형적인 '조삼모사' 논리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FIFA의 재정 투명성과 방만한 운영이 꾸준히 도마 위에 오르는 상황에서, 팬들의 주머니를 털어 만든 수익이 과연 얼마나 효율적으로 축구 저변 확대에 쓰이는지 검증할 방법이 요원하기 때문이다.
한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는 "축구 발전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소비자에게 과도한 비용을 전가하는 행태"라며 "팬들을 동반자가 아닌 단순한 자금 조달원(ATM)으로 인식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비난 여론을 의식해 내놓은 60달러(약 8만 원)짜리 최저가 티켓 역시 논란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FIFA는 104경기 전체에 최저가 티켓을 배정했다고 홍보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각국 협회 할당량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사실상 '로또'에 가까운 확률이다. 대다수의 일반 팬들은 최저가 티켓을 구경조차 못 한 채 수십, 수백만 원짜리 티켓 구매 버튼을 눌러야 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고가 정책에 대한 비판을 잠재우기 위한 '미끼 상품'이자, 명분 쌓기용 정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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