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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과학 기반 협력으로 공기 좋은 이웃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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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과학 기반 협력으로 공기 좋은 이웃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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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재 국립환경과학원장. [자료:국립환경과학원]

박연재 국립환경과학원장. [자료:국립환경과학원]

아시아 지역의 대기오염이 심각하다. 최근 스위스와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발간한 세계 공기질 데이터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인도, 인도네시아 등이 초미세먼지 수준이 나쁘기로 최상위권에 올랐고 치앙마이, 하노이와 같은 세계적 관광명소도 겨울과 봄철 매캐한 연기로 지역 주민 뿐만 아니라 관광객 건강까지 우려가 제기된다.

대다수 선진국이 경험했듯이 경제 성장 과정에서 단기적인 대기질 악화는 불가피한 현실이다. 그러나, 대기질 개선과 경제 성장은 언뜻 양립할 수 없어 보이지만, 과학기술과 효율적인 대기오염 관리를 통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1905년 '스모그(smog)'라는 용어를 처음 만들어낸 영국 런던과 1950년대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대표 사례로 들 수 있고, 최근 우리나라와 중국도 많은 개선을 이루고 있다.

국내 대기질은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25.9에서 15.8㎍/㎥로 약 39% 감소했고, 중국도 2016년 47에서 2024년 29㎍/㎥까지 약 38% 감소했다. 양국은 대기질 개선을 위해 내연기관차를 전기차 등 무공해차로 전환하고, 청정에너지 보급을 확대해 석탄화력발전을 줄이는 한편, 난방수요 증가와 대기 정체로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이 빈번한 겨울철에는 특별대책을 시행해 오고 있다. 또 2019년 양국이 합의한'푸른 하늘(청천) 계획'에 따라 공동연구와 기술 교류를 진행하고, 실시간 관측 데이터와 예보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고농도 시 대응에 협력하고 있다.

초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물질은 기류 흐름을 타고 수천㎞의 장거리를 이동한다. 따라서 대기오염은 국경을 초월해 광역적 영향을 미친다. 유럽 국가들이 산성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월경성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에 관한 협약을 체결해 공동으로 협력해 온 것처럼, '미세먼지'라는 공통의 현안을 안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도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인도네시아와 몽골에 걸친 광역적 범위의 대기질 상황을 파악하는 데에는 환경위성(GEMS)이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국립환경과학원은 2024년 2~3월 아시아 지역 대기질 조사 캠페인을 주관해 환경위성을 이용한 대기질 공동 조사를 진행했다.

입체적 관측을 위해 미국 나사(NASA)의 대기질 관측용 항공기 등 총 6대의 항공기가 투입됐고, 초 단위로 원자·분자 수준까지의 분석이 가능한 질량분석기 등 다수의 첨단 장비를 탑재해 상층 미세먼지 축적 현상에 대한 과학적 분석에 활용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미세먼지의 대부분은 질소산화물과 휘발성유기화합물 등 기체상으로 배출된 대기오염물질이 공기 중에서 복잡한 반응을 통해 생성(2차 생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환경과학원은 2차 생성의 주요 요인을 정확하게 규명하기 위해 대기오염물질의 발생, 이동, 변환, 축적 과정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반응·생성의 복합적 구조를 정밀하게 진단하고자 지상, 항공, 위성을 결합한 입체적 관측을 지속할 예정이다. 나아가, 모델링과 연계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10여개국에 제공되는 환경위성 자료의 정확도도 함께 개선할 것이다.

전 세계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파리협정 체제에 합의하고 감축목표 설정과 이행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는 것처럼, 대기질 개선을 위해서는 국가별 노력도 중요하지만, 호흡공동체인 이웃과 함께할 때 그 효과는 배가된다. 국립환경과학원은 과학적인 데이터 분석과 대기오염 저감 기술을 기반으로 아시아 지역의 대기질 개선을 위한 공동 협력을 선도할 것이다.

박연재 국립환경과학원장 p52944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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