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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본인과 가족을 둘러싼 각종 특혜·갑질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힌 뒤 입장문을 주머니에 넣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입장 발표를 통해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2025.12.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전격 사퇴하면서 민주당의 연초 입법 전략은 한층 거칠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대통령실과 보조를 맞추며 당내 완충 역할을 맡아온 원내대표의 공백으로 정청래 대표가 주도하는 개혁 드라이브에 무게가 실릴 것이란 관측이다. 차기 원내대표 선출 과정에서 친명(친이재명)·친청(친정청래) 내지 친청·반청(반정청래) 대결 구도가 본격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 한참 미치지 못한 처신이 있었고 그 책임은 전적으로 제 부족함에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 깊이 고개 숙여 사죄드리며 오늘 민주당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최근 전직 보좌진들의 의혹 폭로가 잇따르면서 사퇴 압박을 받았다. 논란은 그가 국회 국토교통위원이던 2024년 대한항공에서 제공한 KAL호텔 숙박권을 무상으로 이용했다는 보도가 지난 22일 나오며 본격화됐다. 이후 △배우자·며느리·손주의 공항 의전 특혜 △배우자의 동작구의회 부의장 업무추진비 사용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차남 취업 청탁 및 그 대가로 경쟁사 업비트(두나무)에 공격적 질의를 했다는 등 전방위적으로 의혹이 제기됐다.
김 원내대표는 당초 직을 유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으나 이날 원내대책회의에 앞서 핵심 참모만 참석한 채 열린 비공개회의에서 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원내대표는 연일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 자체가 정부와 당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원내대표직을 유지하는 한 사퇴 여부가 계속해서 이슈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근래 육성이 담긴 녹취가 공개된 점이 결정타가 됐다는 해석도 있다. 특히 강선우 민주당 의원의 '1억원 수수 의혹'과 관련한 대화 녹취록이 공개되며 상황이 급변했다는 얘기다. 강 의원은 녹취록에서 본인의 보좌진이 김경 시의원으로부터 공천 관련 자금 1억원을 받았다는 사실을 김 원내대표에게 알렸고, 이에 김 원내대표가 문제를 덮었다는 의혹이 일었다. 이에 앞서 김 원내대표 배우자가 의회 부의장 업무추진비 카드를 사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통화 녹음도 공개됐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병기 원내대표 사퇴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5.12.30. kgb@newsis.com /사진=김금보 |
김 원내대표 사퇴로 민주당 대야·입법 기조는 다소 강경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마음)을 얻으며 원내사령탑에 오른 김 원내대표는 당의 투톱 중 한 축으로 '전광석화 개혁'을 앞세운 정 대표와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해왔다.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후임 선출 때까지 원내대표 대행을 맡지만 역학 구도상 정 대표의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그간 당내에서 김 원내대표에 대한 공개적인 사퇴 요구가 많지 않았던 배경에 그가 물러날 경우 당 주도권이 정 대표에게 급격히 쏠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원내수석부대표와 당 대표의 정치적 위치가 다르지 않나"라며 "원내대표가 없는 상황에서는 당이 당지도부 중심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내달 치러질 최고위원 보궐선거에서 당내 친명·친청 구도가 부각되는 상황에서 원내대표 보궐선거까지 겹치며 당내 갈등 전선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 대표는 내란·김건희·채상병 사건을 겨냥한 3대 특검의 후속·보완 성격인 2차 종합특검법을 새해 1호 법안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법왜곡죄 신설과 대법관 증원을 골자로 한 사법개혁안, 필리버스터 요건을 강화하는 국회법 개정안 역시 우선순위에 올려둔 상태다.
통일교 특검법 등을 두고 진행 중인 여야 협상은 원점에서 재검토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강성·개혁 당원을 핵심 지지층으로 두고 있는 정 대표는 취임 직후 '내란 세력과의 악수 거부'를 선언하며 야당과의 대화에 거리를 둬왔다. 그는 지난 26일 기자회견에서도 "국민의힘이 정상적인 길로 들어서서 국민을 위한 대화를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김 원내대표 사퇴 즉시 보궐선거를 실시하기 위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했다. 오는 11일 후임 원내대표를 뽑을 예정이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원내대표 궐위 시 1개월 이내에 새 원내대표를 의원총회에서 재선출해야 한다. 재선출되는 원내대표 임기는 전임자의 잔여 임기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이승주 기자 gre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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