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경남 합천 시민들이 지난해 12월 경남 합천군 일해공원 앞에서 전두환의 아호를 딴 ‘일해공원’ 명칭 변경을 촉구하고 있다. 5·18기념재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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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질서를 파괴하거나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인물의 기념사업을 제한하는 법안이 발의돼 20년간 이어온 경남 합천 일해공원 논란이 끝날지 관심을 모은다.
30일 5·18기념재단 말을 들어보면, 전날 차규근(조국혁신당)·정동영(더불어민주당, 통일부 장관) 국회의원은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공동 발의자에는 김문수·박지원·양부남(이상 민주당), 서왕진·황운하·김준형·정춘생·김선민·강경숙·백선희·이해민·신장식(이상 조국혁신당), 전종덕·윤종오(이상 진보당), 최혁진(무소속) 등 의원 15명도 이름을 올렸다.
이번 개정안은 5·18특별법에 9조(헌정질서 파괴범죄를 저지른 자 등에 대한 기념사업 예산 제한)를 신설해 ‘헌정질서 파괴범죄를 저지른 사람 또는 반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한 기념사업 예산 지원을 금지하고 이미 지원한 예산은 환수하도록 했다. 개정안 시행 전에 예산을 지원한 기념사업도 환수 적용 대상이다.
차 의원실은 “헌정질서를 파괴하거나 반인도적인 범죄를 저지른 인물의 동상을 세우거나 기념관을 건립하는 등의 행위가 공공기관 지원을 통해 이뤄지고 있어 국가폭력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국민적 공분을 유발하고 있다”며 개정안 발의 이유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경남 합천군의 ‘일해공원’이 대표적인 적용 대상이 될 전망이다.
전두환 잔재 청산사업을 하는 5·18기념재단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5·18기념재단과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생명의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 등은 지난해부터 일해공원 명칭 변경을 위한 공동행동을 이어왔다.
5만3775㎡ 규모 일해공원은 2004년 합천군 합천읍에서 ‘새천년 생명의 숲’이라는 이름으로 개장했다. 2007년 합천군은 전두환의 아호를 따 지금의 이름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이후 공원 입구에는 3천만원을 들여 전씨의 친필을 새긴 표지석을 설치했다. 표지석에는 ‘이 공원은 대한민국 제12대 전두환 대통령이 출생하신 자랑스러운 고장임을 후세에 영원히 기념하고자 대통령의 아호를 따서 일해공원으로 명명한다’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광주와 합천 시민들은 2024년 12월 일해공원 표지석 가림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단식 농성, 서명운동, 합천군 항의 방문 등을 함께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합천군민운동본부는 국회에 ‘일해공원 명칭 변경 및 전두환 잔재 청산 법률 제정’을 요구하는 국민동의청원을 제출했고 한 달 만에 국민 10만5685명이 참여하며 청원 요건(5만명)을 충족했다. 하지만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청원 심사가 장기간 표류하고 있다.
합천 출신 차 의원은 “전두환의 호 ‘일해’는 합천의 미래가 아니라,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어두운 과거”라며 “일해공원에 투입된 혈세 3천만원을 환수하고, 공원의 본래 이름인 ‘새천년 생명의 숲’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목현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이번 법안이 역사왜곡과 헌정질서 파괴자에 대한 미화에 종지부를 찍고, 국가기념의 기준을 새롭게 정립하는 법적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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