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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톺아보기] 평화 무드 찬물 끼얹은 드론 미스터리 "유가 2%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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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톺아보기] 평화 무드 찬물 끼얹은 드론 미스터리 "유가 2%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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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홍 기자] 살얼음판 같았던 종전 기대감이 드론 한 대에 으스러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평화 협상이 급물살을 타던 시점에 러시아 대통령 관저를 노린 공격설이 터져 나오면서 시장은 다시 공포에 휩싸였다. 여기에 잠잠하던 중동의 화약고까지 다시 연기를 피워 올리며 국제 유가는 단숨에 방향을 틀었다.

2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1.34달러(2.36%) 상승한 배럴당 58.0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만의 반등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3월물 역시 1.01달러(1.68%) 오른 61.25달러를 기록하며 불안한 장세를 반영했다.

시장을 뒤흔든 것은 러시아의 발표였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가 노브고로드주에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관저에 장거리 드론 공격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단순한 교전을 넘어 최고 지도부를 직접 겨냥했다는 주장은 협상 테이블을 걷어찰 명분이 되기에 충분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의 행보를 두고 "국가 테러리즘 정책으로 전환한 것을 고려해 협상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다만 "미국과 협상은 지속할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으나 러시아군이 이미 우크라이나 내 보복 공격 대상과 공격 일시를 정했다고 덧붙여 긴장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우크라이나는 즉각 반발했다. 러시아가 협상의 판을 깨기 위해 자작극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미국이 평화 협상에서 이룬 진전을 훼손하려 한다"며 러시아의 주장이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또한 "러시아 주장은 우크라이나 추가 공격을 위한 구실과 허위 명분을 만들고 평화 과정을 훼손·방해하기 위해 꾸며낸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중재자 역할을 자임해 온 미국의 입장은 난처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공개하며 "매우 화가 났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금은 매우 민감한 시기다. 적절한 때가 아니다"라며 이번 사태가 협상 국면에 미칠 파장을 우려했다. 공격의 진위 여부에 대해서는 "알아낼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설상가상으로 중동 정세마저 불안해지며 공급 차질 우려를 부채질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예멘 남부 과도위원회(STC) 거점을 직접 공습하면서 예멘 내전의 양상이 복잡해졌다. 사우디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지원을 받는 STC에 병력 철수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무력 행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유가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젤버앤어소시에이츠는 보고서를 통해 "시장의 관심이 중동으로 이동했다"며 "예멘에 대한 사우디의 공습을 비롯한 새로운 불안정으로 인해 공급 차질 관련 소식이 계속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협상 타결 기대감에 하락 안정세를 보이던 유가가 러시아발 악재와 중동발 긴장이라는 두 개의 뇌관을 동시에 마주하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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