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진이 상처 부위에 뿌리면 약 1초 이내 출혈을 차단하는 파우더형 지혈제 'AGCL 파우더'를 개발했다.
KAIST는 신소재공학과 스티브 박 교수와 생명과학과 전상용 교수 공동연구팀이 혈액 속 이온 반응을 이용해 초고속으로 겔화되는 파우더형 지혈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AGCL 파우더'는 상처 부위에 뿌리면 혈액 속 칼슘 이온과 반응해 즉시 하이드로겔 장벽을 형성하는 방식이다. 이 장벽이 출혈 부위를 빠르게 밀봉하면서 혈류를 차단한다.
기존 의료 현장에서 사용되는 패치형 지혈제와 달리, AGCL 파우더는 깊고 불규칙한 상처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파우더 형태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AGCL 파우더는 자체 무게의 7배 이상에 해당하는 혈액을 흡수할 수 있으며, 손으로 강하게 눌러도 버틸 수 있는 압력 수준인 40kPa(킬로파스칼) 이상의 접착력을 보여 고압·과다출혈 상황에서도 출혈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AGCL 파우더는 자연 유래 물질로 구성돼 혈액과 접촉해도 안전성이 높고, 실온과 고습 환경에서도 장기간 성능이 유지되는 특성을 갖췄다. 이에 따라 군 작전 현장이나 재난 지역 등 열악한 환경에서도 즉각적인 응급처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이 지혈제가 국방 목적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신소재 기술이지만, 재난 현장과 의료 취약 지역 등 응급의료 전반으로 활용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화학·재료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10월 28일 자 온라인 출판됐다.
연구진이 개발한 파우더형 AGCL 지혈제를 묘사한 AI 생성 이미지. (한국과학기술원 제공) |
최순호 영상기자 cs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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