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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겜스톡] 산통 끝 부활 신호탄...엔씨소프트의 2026년이 기대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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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겜스톡] 산통 끝 부활 신호탄...엔씨소프트의 2026년이 기대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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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정 기자]
지난 9월 4일 [e겜스톡] 이후 엔씨소프트 일봉 차트 [사진: 신한투자증권 엔씨소프트 갈무리]

지난 9월 4일 [e겜스톡] 이후 엔씨소프트 일봉 차트 [사진: 신한투자증권 엔씨소프트 갈무리]


[e겜스톡]이 2026년 가장 변화가 기대되는 게임사로 엔씨소프트를 선정했습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첫 적자의 충격에 이어 올해 구조조정이라는 '산통'을 겪었습니다. 내년에는 '주가 재평가'라는 옥동자를 낳을 수 있을까요? 엔씨소프트가 그려가는 2026년 시나리오를 심층 분석했습니다. <편집자주>

[디지털투데이 이호정 기자] "바닥은 지났다. 이제는 숫자로 증명할 시간이다."

최근 게임업계에서 엔씨소프트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2025년은 엔씨소프트에게 잔인한 해였다. 2024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적자를 기록했고, 그 충격 속에 올해는 희망퇴직과 분사라는 고강도 구조조정의 진통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투자자라면 이 고통의 이면을 봐야 한다. 2025년이 비대한 몸집을 줄이는 '해체'의 시간이었다면, 2026년은 가벼워진 몸으로 실적과 주가가 폭발하는 '빅뱅'의 시간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 '아이온2' 크리스마스 특집 방송 모습. [사진: 아이온2 유튜브 갈무리]

엔씨소프트 '아이온2' 크리스마스 특집 방송 모습. [사진: 아이온2 유튜브 갈무리]


◆'아이온2'의 반전…'리니지' 꼬리표 떼고 PBR 1배 매력 부각

변화의 시그널은 하반기 최대 기대작 아이온2에서 터져 나왔다. 출시 직후 불거진 잡음을 총 8차례의 라이브 방송이라는 '광폭 소통'으로 정면 돌파했다. 결과는 즉각적인 지표 반등이었다. 출시 일주일 만에 매출 250억원, DAU 150만명을 기록했고, 최근 김남준 PD는 "출시 한 달 후 리텐션(재접속률)이 80%를 넘는 역주행 중"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리니지=매운맛 과금'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온2는 기존의 과도한 '페이 투 윈(P2W)' 요소를 덜어내고, 배틀패스와 코스튬 중심의 합리적 비즈니스 모델(BM)을 안착시켰다. 이종원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가벼운 과금 모델로 새로운 세대의 이용자까지 흡수하며 장기 흥행에 유리한 구조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수익성 개선도 눈에 띈다. 전체 결제의 90% 이상이 수수료가 저렴한 자체 플랫폼 '퍼플'을 통해 이뤄졌다. 구글·애플에 떼주던 30% 수수료를 7%대로 낮추며 알짜 수익 구조를 만든 것이다.

이러한 펀더멘털 개선에도 주가는 여전히 저평가 구간이다. 현재 엔씨소프트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1.0배 수준으로, 회사의 청산 가치와 시가총액이 비슷하다.


최승호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온2의 높은 자체 결제 비중으로 비용 구조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2026년 영업이익률이 19% 수준(약 3600억원)까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역시 2026년 엔씨소프트의 실적을 매출액 2조129억원, 영업이익 3440억원으로 추정하며 실적 퀀텀 점프 전망에 힘을 실었다. 악재는 주가에 이미 반영됐고, 이제는 턴어라운드에 주목할 때라는 분석이다.

엔씨소프트 '신더시티' [사진: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신더시티' [사진: 엔씨소프트]


◆'MMO' 넘어 장르 파괴…슈터·서브컬처·캐주얼 '3각 편대'


2026년 엔씨소프트가 가장 기대되는 이유는 더 이상 'MMORPG 공장'에 머무르지 않겠다는 의지를 신작 라인업으로 증명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는 내년 글로벌 시장의 주류 장르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던진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슈팅' 장르의 본격화다. 내년 3분기 출격하는 '신더시티'는 엔씨소프트의 첫 오픈월드 슈팅 게임이다. 21세기 서울을 배경으로 한 사실적인 그래픽과 전술적인 재미로 서구권 콘솔 시장을 정조준한다. 이에 앞서 2분기에는 히어로 슈터와 배틀로얄을 결합한 '타임 테이커스'를 선보이며 슈팅 장르의 점유율을 단계적으로 높여갈 계획이다.

약점으로 꼽히던 '서브컬처' 시장도 뚫는다. 내년 1분기 출시 예정인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는 엔씨 최초의 글로벌 타깃 서브컬처 RPG다.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고품질 아트와 캐릭터성을 앞세워 구매력이 높은 글로벌 서브컬처 팬덤을 공략한다.

여기에 '캐주얼 게임'으로 재무적 안전판까지 마련했다. 최근 인수한 베트남 개발사 '리후후'와 국내 '스프링컴즈'를 통해 서구권 캐주얼 시장까지 아우르는 '투트랙 전략'을 완성했다. 하드코어 신작들이 '대박'을 노리는 공격수라면, 캐주얼 게임은 매달 안정적인 현금을 창출하는 든든한 수비수 역할을 맡게 된다.

엔씨소프트 '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스' [사진: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스' [사진: 엔씨소프트]


◆텐센트·성취 잡고 소니와 맞손…'글로벌 동맹' 결성

2026년 엔씨소프트는 글로벌 빅테크와의 '전략적 협업'을 대폭 확대한다. 내수 시장의 한계를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협업으로 돌파하겠다는 전략이 구체화됐다.

최대 기대주는 역시 중국이다. 엔씨소프트는 텐센트와 손잡고 내년 '리니지2M'을 현지에 출시한다. 지난 11월 말 현지 이용자 테스트를 마칠 정도로 준비가 순조롭다. 여기에 미르의 중국 흥행을 이끈 성취게임즈와도 손을 잡았다. 양사는 PC 온라인 '아이온' IP를 활용한 '아이온 모바일'을 공동 개발 중이며, 2026년 중국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리니지' IP의 영토 확장도 이어진다. '리니지W'는 2026년 상반기 동남아 재론칭을 시작으로 북미 등 서구권으로 서비스 지역을 넓힌다. '리니지M' 역시 중국 출시를 위한 현지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구권에서는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와 협력한다. 글로벌 대작 '호라이즌' IP를 활용한 MMORPG '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스'가 이르면 내년 말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이는 엔씨소프트의 개발력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함을 증명하는 사례로, 내년 독일 게임스컴에서 시연 버전을 최초 공개하며 유럽 시장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을 계획이다.

◆'신뢰' 회복에 사활 건 엔씨…2026년은 재도약 원년

2025년 엔씨소프트의 키워드가 '해체'였다면, 2026년은 '속도'와 '증명'이다. 과거의 성공 공식이었던 '리니지'와 '내수'를 넘어 슈터·서브컬처로의 장르 확장 중국·글로벌 동맹 구축 소통 중심의 운영이라는 새로운 성공 방정식을 쓰고 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부정적 이미지 탈피'를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다. '돈이 되는 게임'보다 '오래 사랑받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BM 혁신과 광폭 소통으로 증명되고 있다. 단순한 신작 흥행을 넘어 이탈한 이용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야말로 엔씨소프트가 2026년 달성해야 할 본질적인 목표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존 IP 매출의 하향 안정화와 신작 흥행 여부는 여전히 지켜봐야 할 변수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는 뼈를 깎는 체질 개선과 전방위적인 라인업 확대로 2026년 영업이익 3000억원대 복귀를 조준하고 있다. PBR 1배 수준이라는 매력적인 가격대와 2026년 쏟아질 신작들의 향연, '리니지 공화국'을 넘어 '글로벌 종합 게임사'로 향하는 엔씨소프트의 2026년은 창사 이래 가장 역동적인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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