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정. 사진 |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
[스포츠서울 | 이승록 기자] 벌써 데뷔 10주년이라니. 서른 살을 앞둔 김세정은 더 여유로워졌고, 더 단단해진 인상이었다.
MBC 드라마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김세정에게는 시청자들의 호평이 쏟아졌다. 1인 3역이라는 쉽지 않은 도전과 첫 사극이라는 높은 산을 넘었다. 최근 스포츠서울과 인터뷰를 한 김세정은 “처음에는 부담이 커서 걱정이 앞섰지만, 잘 소화해낸다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고 고백했다.
김세정. 사진 | MBC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 |
김세정은 이번 작품에서 박달이와 연월, 그리고 영혼이 바뀐 세자 이강의 모습까지 소화하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재차 입증했다. 특히 털털한 부보상 박달이를 표현하기 위해 촬영 전 직접 충남 보령으로 향할 정도였다.
“사투리를 쓰는 캐릭터라 그 지역을 직접 느껴보고 싶었어요. 보령 시장도 가고 목욕탕도 가보며 많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눴어요. 이번 역할에 부담도 있었지만, 결국 배우가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극 연기 톤에 대해서도 김세정은 자신만의 소신이 뚜렷했다. 사극을 준비하며 주변에서 톤에 갇히지 말라는 조언을 많이 들었다. “톤의 연기가 되면 결국 ‘사극 톤’을 한 사람이 될 뿐”이라며 “캐릭터가 전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본질에 더 집중했다”는 것이다. 이런 치열한 고민 끝에 탄생한 김세정의 진정성 있는 연기는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사진 | MBC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 방송화면 |
감정선이 정점에 달했던 순간은 단연 달이가 연월의 기억을 되찾는 장면이었다. 김세정은 촬영 당시의 벅찬 감정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추운 날씨 때문에 과거 회상 장면을 먼저 촬영했는데, 그게 오히려 큰 도움이 됐어요. 기억을 되찾는 신을 찍으러 갔을 때 연월로서 과거의 기억들이 눈앞에 정말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더라고요. 서로의 표정까지 생생하게 그려지니 눈물이 자연스럽게 터져 나왔어요.”
복합적인 감정이었다. 달이의 머리와 가슴 속에 연월의 기억과 감정이 서서히 퍼지는 순간은 김세정의 세밀한 연기력이 집대성한 난이도 높은 장면이었다. 가히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의 최고 명장면으로 꼽을 만하다.
김세정. 사진 |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
이제는 내공이 느껴진다. 2016년 걸그룹 아이오아이로 데뷔해 내년이면 10주년이다. 1996년생이라 서른 살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김세정은 과거의 자신과 가장 달라진 점으로 결과를 대하는 마음가짐을 꼽았다. 20대 시절에는 성적이 좋지 않으면 모든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며 스스로를 괴롭혔던 강박에서 비로소 자유로워진 모습이었다.
“연기를 할 때, 결과는 제 손을 떠났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잘했냐 못했냐보다 저 스스로 후회 없이 열심히 했는지를 먼저 돌아봐요. 결과는 하늘이 선택할 일이고, 아쉽더라도 제 삶에서 후회가 없다면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해요.“
김세정. 사진 |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
다음 10년은 이제 김세정의 새로운 꿈이 시작될 예정이다. 그 꿈은 ‘완벽’보다 ‘행복’에 방점이 맞춰져 있다.
“예전에는 10년쯤 하면 다 알게 될 줄 알았는데, 아직도 하나도 모르겠더라고요. 아마 20년, 30년이 돼도 마찬가지일 것 같아요. 대신, 이제는 답을 찾기보다 조금씩 발전해가고 싶어요. 이전에는 제 자신을 돌보지 못한 순간도 있었거든요. 이제는 욕심을 내려놓고 즐겁게 연기하려고요.” roku@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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