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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이번엔 ‘공천헌금 입막음’ 의혹…거취 고민 깊어져

동아일보 조동주 기자,허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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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이번엔 ‘공천헌금 입막음’ 의혹…거취 고민 깊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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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지선 당시 공관위 간사 할때

강선우 “시의원 후보자가 1억 건넸다”

金 “어쩌다가…일단 돈부터 돌려줘야”

대화 다음날 금품 지목된 후보 단수공천

姜 “공천 약속하고 돈 받은 사실 없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전남 무안군 승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29 무안=뉴시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전남 무안군 승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29 무안=뉴시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30일 보좌진 갑질 및 일가족 비위 의혹과 관련한 입장 표명을 하기로 한 가운데 추가 의혹들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거취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원내대표는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낸 뒤 내년 6월 초까지 남은 임기를 채우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내에선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잇단 의혹 불거진 김 원내대표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이었던 민주당 강선우 의원은 부하 직원이 서울시의원 후보자에게 금품을 받았다며 당시 공관위 간사였던 김 원내대표를 만나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녹취가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김 원내대표는 그해 4월 21일 오전 의원실에서 강 의원과 만나 “1억 (원) 이렇게 돈을 받은 걸 사무국장이 보관하고 있었다는 것 아니냐. 일반인들이 이해하긴 쉽지 않은 얘기들”이라고 말했다. 이에 강 의원은 “정말 그냥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이라고 답했다.

강 의원이 보좌관에게 돈을 건넸다고 지목한 인물은 강 의원 지역구인 서울 강서구에서 시의원 공천을 신청한 김경 현 시의원이었다. 김 원내대표는 “어떻게 하다가 그러셨나”라며 “돈에 대한 얘기를 들은 이상은 제가 도와드려서도 안 되지만 정말 일이 커진다. 법적인 책임뿐만이 아니고…”라고 했다. 이에 강 의원이 울먹이며 “어떻게 하면 되겠느냐. 의원님 저 좀 살려주세요”라고 읍소하자 김 원내대표는 “일단 돈부터 돌려줘야 한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와 강 의원이 대화를 나눈 다음 날 민주당은 김 시의원을 단수 공천했다. 강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공천을 약속하고 돈을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며 “(부하 직원에게) 즉시 반환을 지시했다”고 해명했다. 김 시의원은 통화에서 공천 대가 금품 제공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당시 해당 지역구를 두고 3명이 공천 신청을 한 상황에서 공관위 간사였던 김 원내대표가 강 의원 측의 금품 수수 정황을 알았으면서도 김 시의원이 단수 공천을 받은 배경을 두고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관계자는 “김 시의원이 다주택자여서 공천 과정에서 논란이 많았다”고 말했다.

야당은 강 의원의 부탁을 받은 김 원내대표가 금품을 줬다는 김 시의원을 단수 공천해 입막음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이미 공천 금품수수는 범죄가 성립됐다”며 “두 사람 모두 기준상 구속될 사안이다. 범죄 현장이 녹음됐으니 즉시 강제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김병기 특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앞서 김 원내대표는 과거 보좌진들의 폭로로 호텔 숙박권 수수와 배우자의 구의회 업무추진비 사적 사용 의혹, 국가정보원 직원인 장남 업무에 보좌진을 동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지만 김 원내대표 측은 관련 의혹을 대부분 부인하고 있다.

● 靑 “엄중히 인식”-鄭 “선출직에 말하기 어려워”

김 원내대표는 30일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도 원내대표직을 사퇴하진 않기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일각에선 그간 정청래 대표의 지방 일정에 잘 동행하지 않았던 김 원내대표가 29일 호남 최고위에 동행한 것을 두고 “원내대표직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다만 당내에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점이 김 원내대표에겐 부담이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김 원내대표 관련 의혹은 선거 국면에서 당에 혼란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나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분명한 것은 지금 국민의 눈높이에서 보면 그것이 특권의 갑질이라고 하는 국민의 분노 앞에 처해 있는 것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며 “의원들이 직접 선출한 원내대표인 만큼 그 부분에 대해서 대통령실이 쉽게 의사 표명하는 것은 좀 더 거리를 둬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 대표도 이날 유튜브에서 “의원들과 당원들이 뽑은 선출직은 임기가 보장돼있다”며 “그러니 그 어느 누구도 선출된 임기가 있는 분에게 이래라 저래라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자 김 원내대표는 일부 측근들과 대책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내대표가 사퇴할 경우 민주당은 당헌에 따라 한 달 이내에 원내대표 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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