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석 숙면 꿀팁? 너도나도 인증하는데..."죽을 수도 있다"

사진=SNS 갈무리

최근 SNS(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이코노미석의 좁은 공간에 몸을 최대한 웅크려 잠을 자는 이른바 '기내 수면 챌린지'가 유행 중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자세가 건강에 치명적일 뿐만 아니라 항공법 위반 소지까지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26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에서 비행기 이코노미석 위에 올라가 무릎을 가슴 쪽으로 끌어올린 뒤 안전벨트로 다리를 감아 고정하는 방식의 수면 영상이 잇따르고 있다.

이용자들은 "침대에서 웅크리고 자는 듯한 숙면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며 이같은 영상을 공유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자세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웅크린 자세를 장시간 유지하면 하체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심부정맥혈전증 이른바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혈전이 생기기 가장 쉬운 환경을 스스로 만드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며 "다리의 혈전이 혈관을 타고 폐로 이동할 경우 급사로 이어질 수 있는 폐색전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했다.

법적인 처벌 가능성도 있다. 사라 넬슨 미국 승무원 노조위원장은 "안전벨트는 반드시 허리 아래에 낮고 단단히 고정해야 한다. 이는 권고가 아닌 규정"이라며 "승무원의 안전 지시를 무시하면 최대 3만5000달러(약 50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했다.

기내 건강 관리 수칙에 따르면, 장거리 비행 시에는 매 시간 일어나 걷거나 제자리에서 발바닥 운동을 하며 혈액순환을 돕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기내의 건조한 공기가 혈액의 점도를 높여 혈전 형성을 촉진하기 때문에 비행 중 알코올이나 카페인 음료 대신 충분한 물을 마실 것을 강조한다.

영국 의학 저널(BMJ)은 장거리 비행 시 종아리를 적당히 압박하는 스타킹을 신으면 심부정맥혈전증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조언한다. 반면, 허리나 다리를 과하게 조이는 옷은 오히려 혈액순환을 방해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미국 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갑작스러운 난기류 상황에서 승객을 지켜주는 장치는 안전벨트가 유일하다. 최근 유행하는 '웅크린 자세'는 난기류가 발생할 경우 척추나 관절에 치명적인 부상을 입을 수 있다.

윤혜주 기자 heyjud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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