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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사무국이 통일교 궁전에?”…가정연합, 뉴스타파 보도에 조목조목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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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사무국이 통일교 궁전에?”…가정연합, 뉴스타파 보도에 조목조목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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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시장지배력 남용 과징금 한도 6→20%로 대폭 상향
확인도 없는 ‘프레임 보도’ 확산
지역 개발·종교 자유 왜곡 우려
최근 모 신문 보도 논란에 이어 탐사보도를 표방하는 뉴스타파까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하 가정연합)을 둘러싼 왜곡 보도를 이어가면서 언론의 사실 검증 책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정연합은 12월 26일 자 뉴스타파 보도 ‘통일교 궁전에 UN사무국? 막 오르는 ‘통일교 특검’’과 관련해 29일 공식 반박문을 내고 보도 전반에 걸친 사실 왜곡과 과도한 프레임 씌우기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송산리 일대에 조성된 가정연합 효정천원단지 전경.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송산리 일대에 조성된 가정연합 효정천원단지 전경.


뉴스타파는 보도에서 “현직 가평군수가 국제기구인 UN 사무국을 통일교 궁전 안으로 유치하려 했다”고 전했으나, 가정연합은 우리나라에는 UN 사무국 자체가 존재하지 않으며, 해당 내용은 전혀 사실과 다른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가정연합에 따르면, 해당 시설에 입주해 운영 중인 기구는 UN과 무관한 다른 국제 업무를 지원하는 업무처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UN 산하기구도, UN 사무국도 아닌, 전혀 다른 민간기구임에도 불구하고, 뉴스타파는 이를 ‘UN 사무국’으로 단정해 보도했다는 것이다.

가정연합은 “보도의 가장 기본인 명칭 확인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며, 공익적 목적의 민간 투자를 UN과 연결 지어 ‘황당한 사업’으로 묘사한 점은 심각한 사실 왜곡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타파는 가평군이 통일교 사업을 위해 특혜와 혈세를 쏟아붓고 있으며, “초유의 정교유착”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서도 가정연합은 가평군의 지역 현실을 완전히 외면한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가평군은 2025년 6월 기준 인구 6만3천여 명에 불과한 대표적인 인구감소·소멸위험 지역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자체가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투자 여력이 있는 민간과 협력하는 것은 생존 차원의 행정 판단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가평군이 추진 중인 관광 클러스터 및 기획발전특구는 관련 법령에 따른 적법한 지역 개발 사업이며, 한주그룹·ITC코리아의 참여 역시 다른 대안이 부족한 상황에서 선택된 민관협력(PPP) 모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종교 특혜로 단정하는 것은 지역 발전을 위한 행정 전반을 부정하는 논리라는 것이다.

가정연합은 뉴스타파가 ‘공적 자원 투입’을 강조한 것과 달리, 실제 현장에서는 민간이 막대한 적자를 감수하며 공공의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3년 설립된 HJ매그놀리아국제병원은 의료 취약지역인 가평 일대에 유일한 응급실과 산부인과를 운영하며, 22년간 총 1,996억 원의 민간 자금을 투입했다. 연평균 91억 원에 달하는 투자에도 불구하고 병원은 매년 적자를 감수하면서 365일 응급실을 유지하고 있다.

2024년 한 해에만 6,600여 명의 응급환자를 진료했고, 2,200명 이상의 신생아 출산을 담당했다. 수해 복구 지원 등 공공 기여로 경기도지사 표창을 받은 사실도 있다. 가정연합은 “혈세 낭비라는 표현은 현실을 정반대로 왜곡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뉴스타파는 가평 관광 클러스터 계획이 통일교의 ‘성지화 전략’과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가정연합은 이 역시 맥락을 제거한 프레임 씌우기라고 지적했다.


가평 관광 개발의 핵심은 남이섬·자라섬·쁘띠프랑스 등 파편화된 관광지를 수상 교통으로 연결하는 체류형 관광 전략이다. 10년간 사업성이 불확실해 지연돼 왔으나, 최근 민간 사업자들이 협력해 400억 원 규모의 친환경 전기 유람선 건조 등 투자를 진행하면서 현실화됐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종교단체가 자체 시설을 세계적 종교·문화 랜드마크로 발전시키려는 비전을 갖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종교의 자유에 해당한다. 이를 가톨릭의 바티칸이나 이슬람의 메카 사례와 비교해 설명한 내부 문건을 ‘의혹’으로 연결 짓는 것은 사실관계와 무관한 해석이라는 지적이다.

뉴스타파는 서태원 가평군수가 “통일교가 시키는 대로 했다”고 시인한 것처럼 보도했다. 이에 대해 가정연합은 인터뷰 발언의 맥락이 왜곡됐다고 반박했다.

서 군수가 언급한 ‘시나리오’는 행사 운영상의 식순(프로토콜)을 의미한 것이며, 기자의 질문 과정에서 ‘시키는 대로’라는 표현으로 재구성되며 앞뒤가 맞지 않는 답변으로 유도됐다는 설명이다. 가정연합은 “인터뷰 취지가 정확히 전달될 수 있도록 맥락을 고려한 보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가정연합은 무엇보다 뉴스타파가 보도 전 가정연합 측에 공식 질의나 반론 기회를 전혀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는 언론중재법과 방송심의 규정이 명시한 반론권 보장 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것이다.

가정연합은 “탐사보도를 표방하는 언론일수록 사실 확인과 당사자 의견 청취에 더욱 엄격해야 한다”며, 향후 관련 보도에서 최소한의 언론 윤리가 지켜지기를 요청했다.

정성수 종교전문기자 hulk198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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