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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 한 줄로 게임 세계 뚝딱"... 언리얼 엔진 위협하는 AI 월드모델

게임와이 이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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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 한 줄로 게임 세계 뚝딱"... 언리얼 엔진 위협하는 AI 월드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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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덕 기자] 게임 산업에 두 가지 AI 혁신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하나는 언리얼 엔진과 유니티 같은 게임 엔진들이 개발 도구 내부에 AI를 통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구글 딥마인드와 월드랩스 같은 AI 기업들이 월드모델로 게임 개발 방식 자체를 바꾸려는 것이다.

게임 엔진 개발 도구에 들어오는 AI

에픽게임즈는 지난 11월 출시한 언리얼 엔진 5.7에 AI 어시스턴트를 도입했다. 이 AI는 에디터 내에서 직접 언리얼 엔진 관련 가이드를 제공하며 질문에 답하고 C++ 코드를 생성하고 단계별 안내를 제공한다. 개발자가 에디터를 벗어나지 않고도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포트나이트 기반의 크리에이터 툴 UEFN에서는 AI로 설정한 대사와 행동을 가진 캐릭터가 실제 플레이어와 상호작용하는 기능이 곧 공식 도입될 예정이다. 에픽게임즈는 차세대 엔진인 언리얼 엔진 6에서 AI 기반 게임 개발 도입을 더욱 가속화할 계획이다.

유니티도 마찬가지다. 유니티 6.2는 3D 오브젝트를 불러올 때 자동으로 여러 해상도의 LOD를 생성하며 메타휴먼 캐릭터를 실시간으로 제작할 수 있다. 유니티는 AI 기반 창작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고 선언하며 게임 개발의 전 주기를 AI로 커버하는 엔드 투 엔드 솔루션을 지향하고 있다.

이들의 접근법은 기존 게임 개발 워크플로를 유지하면서 AI를 보조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다. 개발자는 여전히 게임 엔진을 사용하지만 AI가 반복 작업을 자동화하고 코드를 생성하며 에셋을 제작하는 것을 돕는다.


월드모델, 게임 생성 방식 자체를 바꾼다

반면 구글 딥마인드의 지니3와 페이페이 리의 월드랩스가 개발한 마블은 전혀 다른 접근법을 취한다. 월드모델은 텍스트 입력만으로 상호작용 가능한 3D 환경을 생성한다. 개발자가 게임 엔진을 사용해 하나하나 만드는 것이 아니라 AI가 물리 법칙과 상호작용을 스스로 파악해 가상 세계를 구성한다.

구글 딥마인드의 지니3 공동 개발자 슐로미 프루흐터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소프트웨어, 특히 게임 개발이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며 "앞으로 몇 년 안에 완전히 바뀔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페이페이 리는 "이 기술은 유니티나 언리얼과 같은 게임 엔진에도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며 "모든 것이 혁신의 기로에 서 있다. 시뮬레이션 게임 엔진도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아부다비 모하메드 빈 자이드 AI 대학의 에릭 싱 총장은 "게이머가 월드모델 앞에 앉으면 곧바로 자신만의 가상세계를 만들어 들어갈 수 있다"며 "맞춤형 게임 제작을 단순화함으로써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글 딥마인드의 지니3 영상 반응

구글 딥마인드의 지니3 영상 반응



두 접근법의 차이와 미래... 혁신을 통해 새로운 국면 맞이


게임 엔진의 AI 통합과 월드모델은 목표와 방식이 다르다. 언리얼과 유니티는 기존 게임 개발 프로세스를 유지하면서 효율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 개발자는 여전히 게임 디자인을 주도하고 AI는 보조 역할을 한다.

반면 월드모델은 게임 생성 방식 자체를 바꾼다. 전문 개발자가 아니어도 텍스트 입력만으로 게임 세계를 만들 수 있다면 게임 개발의 진입 장벽이 크게 낮아진다. 대작 게임 한 편을 개발하는 데 10억달러 이상이 들고 수년이 걸리는 현실을 고려하면 혁명적인 변화다.



게임기어스의 알렉산더 바셴코 CEO는 "AI 덕분에 자사 게임 개발 속도가 4배 빨라졌다"며 "향후 영화와 게임 산업 모두 AI 없이는 운영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월드모델은 아직 초기 단계다. 지니3는 연구 프리뷰 단계로 공개되지 않았으며 실제 게임 개발에 적용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프루흐터는 "실제 세계에 배포되기 전에 해결해야 할 것들이 많다"고 인정했다.

게임엔진 VS 월드 모델

게임엔진 VS 월드 모델



낙관론자들은 AI가 개발비를 절감하고 창의력을 높이는 동시에 장시간 노동과 번아웃을 완화할 수 있다고 본다. 유비소프트 프로듀서 출신 알렉상드르 무파렉은 "월드모델은 개발자들에게 다시 재미를 찾을 여유와 실험의 공간을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최근 2년간 게임 업계에서 약 2만1500명이 해고됐으며 와이어드는 "향후 5~10년 내 게임 개발의 절반 이상이 AI로 자동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 내 6개국 게임업계 노조들은 "충분한 협의 없이 AI 도입이 강제되며 근로조건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결국 게임 엔진의 AI 통합과 월드모델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적일 가능성이 크다. 언리얼과 유니티는 단기적으로 개발 효율을 높이고 월드모델은 장기적으로 게임 제작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으로 보인다. 1900억달러 규모의 게임 산업은 이 두 혁신을 통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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