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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M&A에 IPO 도전… 내년 가상자산 업계 ‘지각변동’

조선비즈 최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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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M&A에 IPO 도전… 내년 가상자산 업계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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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이 합병하고 미래에셋그룹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인수를 추진하면서 국내 가상자산 업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빗썸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중 처음으로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29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은 최근 코빗의 최대주주인 NXC(지분 60.5%)와 2대주주 SK플래닛(31.5%)이 보유한 코빗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놓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코빗은 현재 국내 점유율이 0~1%대로 존재감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일러스트=챗GPT 달리3



업계에서는 거래 규모를 1000억~1400억원 사이로 추산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절차가 원활히 진행되면 내년 중에는 인수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규제는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 2017년 도입된 ‘금융·가상자산 분리’ 원칙에 따라 금융회사는 가상자산 사업 참여가 제한돼 있다. 인수 주체인 미래에셋컨설팅은 비금융사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 지분 36.92%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아직 (미래에셋의 코빗) 인수 논의가 초기 단계에 있기 때문에, 규제 적용 여부를 구체적으로 판단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한 지하철역에 설치된 업비트 광고. /뉴스1

서울 시내 한 지하철역에 설치된 업비트 광고. /뉴스1



업비트 운용사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과 합병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달 말 두 회사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포괄적 주식 교환안을 의결했다. 주식 교환 비율은 1대 2.54로, 교환을 마치면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다.


두나무는 최근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가상자산사업자(VASP) 면허를 갱신받아 한숨을 돌린 상황이다. 앞서 두나무는 고객확인 의무, 거래제한 조치 의무 등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이달 초 금융정보분석원(FIU)로부터 352억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지난달에는 해킹을 당해 445억원어치의 가상자산이 외부로 유출된 사건도 있었다. 이 때문에 VASP 면허 갱신 심사만 약 1년 4개월간 받고 있었다.

서울 강남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뉴스1

서울 강남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뉴스1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은 내년 상장을 계획 중이다. 성공하면 국내 첫 가상자산 거래소 상장 사례가 되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현재 FIU는 빗썸이 호주 거래소 스텔라와 오더북(호가창)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자금세탁방지(AML) 의무를 소홀히 했는지 조사 중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해당 사안에 대해 “불법 사항이 확인될 경우 엄중 조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빗썸은 코인 대여 서비스를 두고도 금융 당국과 갈등을 빚었다. 코인 대여 서비스는 개인이 보유한 자산을 담보로 거래소에서 코인을 빌려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다. 금감원은 “해당 서비스와 관련해 가이드라인이 나오기 전까지 신규 영업을 중단해 달라”고 했으나 빗썸은 대출 한도를 줄이고 서비스를 계속했다. 이에 금감원은 8월 말 빗썸 현장 점검을 진행했다.

빗썸은 지난 9월 30일 이찬진 금감원장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소집한 가상자산 업계 간담회에 초대받지 못했다. 이 간담회에는 빗썸보다 규모가 작은 거래소는 물론, 당시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은 기업도 초대됐다.

최정석 기자(standard@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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