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전북 현대가 '선수 육성 스페셜리스트'를 영입하면서 리빌딩에 박차를 가한다.
전북 현대는 지난 24일 거스 포옛 감독의 후임으로 정정용 감독의 선임을 알렸다.
지난 2025시즌 전북은 거스 포옛 감독 체제 아래에서 팀의 체질을 다시 다졌다. 결과만 놓고 보면 재도약의 출발선이었다. 전술 구조를 정비했고, 선수단 운용의 기준을 다시 세웠다.
포옛 감독이 떠난 2026시즌은 그 연장선이자 다음 단계다. 구단이 직접 '혁신과 성장 2.0'이라는 표현을 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정용 감독은 이 구상을 현실로 옮길 인물로 선택됐다. 화려한 말보다 과정과 구조를 중시하는 지도자다. 2019년 U-20 월드컵 준우승, 김천상무에서의 K리그2 우승과 K리그1 연속 파이널A 진출은 그의 지도력이 단순한 이론이 아님을 보여준다. 제한된 자원 속에서도 팀을 설계하고, 시즌 내내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는 능력이 검증됐다.
특히 정정용 감독의 육성 능력 역시 중요 포인트다. 실제로 그는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경험한 지도자다. 전븍이 오랫동안 강조해 온 유스 시스템과의 접점이 분명하다. 즉각적인 성과와 함께, 중장기 경쟁력까지 동시에 바라보는 구성이 가능해졌다.
정정용 감독은 "기반 위에 디테일을 더하겠다"고 말했다. 이 한 문장이 2026시즌 전북현대를 설명한다. 급격한 변화도, 원점 재설정도 아니다. 이미 만들어진 틀을 정교하게 다듬는 과정이다.
1월 스페인 전지훈련은 그 출발점이다. 새 감독의 색채가 서서히 입혀질 시간이다. 그리고 정정용 감독을 보좌하기 위해 전북 N팀에 권순형 감독이 선임됐다.
2021년 창단된 전북 N팀은 과거 B팀으로 불렸으나, 단순한 상비군 개념에서 벗어나기 위해 ‘NEXT’를 의미하는 N팀으로 재정의됐다. 세미프로 무대에서 2024시즌 K4리그 우승을 차지해 K3리그로 승격했고, 이름뿐 아니라 운영 철학까지 독립적으로 바꾸며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시즌 K3리그 15개 팀 중 14위로 간신히 잔류에 성공한 전북 N팀은 변화가 절실했다. 그 선택지가 권순형 감독이다. 선수 시절 꾸준하게 활약했던 그는 지도자로 변신한 뒤에는 성남 U-15를 맡아 육성과 발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고교 무대로 연결되는 성과를 냈다.
권순형 감독은 이제 전북 N팀에서 ‘NEXT’를 현실로 만들 과제를 안았다. 10대 후반~20대 초반 위주의 스쿼드 구성, 경기 감각 유지와 성장에 초점을 둔 운영은 그의 이력과 잘 맞는다. 전북 1군의 정정용 감독 -전북 N팀의 권순형 감독 체제는 '혁신과 성장 2.0'에 어울리는 구성이다.
이 두 조합을 통해 N팀과 1군의 선순환도 기대된다. 정정용 감독과 권순형 감독의 조합을 통해 전북은 N팀과 1군의 경계를 허무는 연계를 강화해 장기적 성과를 노린다. 실제로 지난 시즌에도 1군 스태프가 N팀 경기를 꾸준히 관전했고, 진태호처럼 N팀을 거쳐 1군으로 올라선 사례가 나왔다.
권순형 감독의 육성 역량과 정정용 감독의 시스템 운용이 맞물린다면, 전북은 단기 성적을 넘어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유스-전환-정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전북이 다시 한 번 K리그의 기준을 세울수가 있다. 단순한 영입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키워서 쓰는 전북 왕조가 탄생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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