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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승무원 아내 VIP 성접대 의심”…호텔 침입해 살해

동아일보 황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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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승무원 아내 VIP 성접대 의심”…호텔 침입해 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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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 아나스타시아. 뉴스1

승무원 아나스타시아. 뉴스1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한 5성급 호텔에서 20대 항공 승무원이 전남편에게 살해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22일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저비용 항공사 포베다 항공 소속 승무원 아나스타시아(25)는 지난주 두바이 보코 보닝턴(Voco Bonnington) 호텔 객실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유력 용의자는 러시아 국적의 전남편 알베르트 모건(41)이다.

두바이 경찰은 호텔 CCTV 영상을 통해 모건을 용의자로 특정하고 러시아 당국에 이를 통보했다. 이후 모건은 두바이를 떠나 러시아로 도주했으나, 상트페테르부르크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살인 혐의로 현지 수사기관에 의해 체포됐다.

러시아 국적의 전남편 알베르트 모건(41). 뉴스1

러시아 국적의 전남편 알베르트 모건(41). 뉴스1


‘상류층 성 접대 의심’ 집착…스토킹 끝에 살해

수사 당국에 따르면 법률 컨설턴트로 일하던 모건은 결혼 생활 당시 아나스타시아가 상류층을 상대로 성 접대 일을 했다고 의심하며 강한 집착을 보여왔다. 두 사람은 결혼 2년 만에 이혼했지만, 이후에도 모건은 스토킹을 지속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모건은 피해자를 따라 두바이까지 이동한 뒤 호텔 투숙객으로 위장했다. 그는 세탁실에서 호텔 가운을 훔쳐 입고 객실 청소 직원을 속여 아나스타시아의 방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모건은 경찰 조사에서 살해 계획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는 당초 아나스타시아의 얼굴에 초록색 페인트를 끼얹고 가위로 머리카락을 모두 자를 계획이었으나, 객실 안에서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범행으로 이어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수사 당국은 피해자의 목과 상체, 팔다리 등에서 최소 15차례 이상의 자상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형량 면제 노렸지만…법원 “불허”

승무원 아나스타시아(왼쪽)가 사망한 두바이 호텔. 두바이 5성급 호텔에서 러시아 저비용 항공사 소속 20대 항공승무원이 전남편의 스토킹 끝에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뉴스1

승무원 아나스타시아(왼쪽)가 사망한 두바이 호텔. 두바이 5성급 호텔에서 러시아 저비용 항공사 소속 20대 항공승무원이 전남편의 스토킹 끝에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뉴스1


체포 이후 모건은 일부 러시아 범죄자들이 형을 면하기 위해 활용해 온 방식과 유사하게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을 요청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최소 2개월간 모건을 구금할 것을 명령했다.

한편 모건은 과거 마약 범죄로 약 7년간 복역한 전력이 있으며, 출소 후 미국의 유명 은행 가문과 같은 이름으로 개명한 사실도 확인됐다. 과거 가정 내 분쟁 전력도 있었지만, 당시 아나스타시아는 모든 고소를 취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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