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금융위, 발행 주체 차이에 입법 지연
안정성 vs 확장성 논쟁, 소비자에게도 난제
은행들 물밑 준비만 계속…"기다릴 수밖에"
우리나라도 2026년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22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에서 안도걸 의원은 "입법은 최대한 빨리 진행돼야 한다"며 "그 시간(내년 1월)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과 함께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약속한 바 있다. 이후 정부와 여당은 입법 논의를 약 반년간 지속해왔다. 국민의힘도 스테이블코인 법제화에 우호적이라 발의만 되면 통과까지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다만 그 시기는 명확하지 않다. 발행 주체에 대한 논쟁이 끝나지 않아서다. 민주당 디지털자산 TF도 '은행 지분 51% 컨소시엄 모델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만 재차 강조했을 뿐 법안 내용과 발의 시기는 결정하지 못했다.
안정성 vs 확장성 논쟁, 소비자에게도 난제
은행들 물밑 준비만 계속…"기다릴 수밖에"
우리나라도 2026년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22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에서 안도걸 의원은 "입법은 최대한 빨리 진행돼야 한다"며 "그 시간(내년 1월)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과 함께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약속한 바 있다. 이후 정부와 여당은 입법 논의를 약 반년간 지속해왔다. 국민의힘도 스테이블코인 법제화에 우호적이라 발의만 되면 통과까지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다만 그 시기는 명확하지 않다. 발행 주체에 대한 논쟁이 끝나지 않아서다. 민주당 디지털자산 TF도 '은행 지분 51% 컨소시엄 모델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만 재차 강조했을 뿐 법안 내용과 발의 시기는 결정하지 못했다.
논쟁의 최전선에는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가 있다. 양 기관은 각각 스테이블코인을 관리의 대상과 육성의 도구로 보는 시각차가 있다. 이에 발행 컨소시엄에 있어서도 '은행이 주도해야 한다'와 '비은행 지분을 늘려야 한다'로 평행선을 달린다.
통화당국과 금융정책당국 간의 주도권 다툼으로도 볼 수 있지만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게 될 금융소비자에게도 중요한 논쟁이다.
안정성이냐 확장성이냐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안전한 거래환경이다. 스테이블코인은 이름 그대로 가치가 안정된 암호화폐다. 그러나 이 안정성이 유지되려면 발행사가 고객의 돈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관건이다.
만약 책임 있는 기관의 감독을 받지 않는 민간 사업자가 이를 운영한다면 준비금 관리 실패나 유동성 위기 시 대규모 인출 사태(코인런)가 벌어질 위험이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이는 투자자가 단기간에 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거나 스테이블코인의 가치 연동(페깅)이 무너져 자산 가치가 급락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은이 '은행 중심'을 고수하는 이유다. 은행은 이미 예금자보호나 지급준비금 제도 등 소비자 보호 장치가 제도적으로 마련된 기관이다. 또한 고객확인의무(KYC)를 철저히 적용해 자금세탁·탈세 등을 방지할 수 있다.
반면 금융위는 소비자가 누리게 될 확장성에 더 가치를 둔다. 은행에 무게가 쏠리면 기술 혁신이 위축되고 다양하고 저렴한 서비스를 경험할 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핀테크 기업이 주도하는 스테이블코인은 해외송금 수수료를 대폭 낮추거나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즉시 결제 기능을 결합하는 등 실생활 중심의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다.
금융위는 엄격한 감독 체계 아래에서라면 비은행 발행사 참여도 가능하다고 본다. 이미 유럽연합(EU)의 암호자산법(MiCA)은 금융면허와 준비금 의무를 전제로 비은행의 발행을 허용하고 있다. 미국·일본 역시 유사한 방향으로 규제를 정비했다.
물론 안정성과 확장성 두마리 토끼를 모두 붙잡고 싶은게 소비자 마음이다. 여당의 촉구에도 금융위가 계속해서 정부안 제출을 미루는 이유이기도 하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도 지난 23일 "스테이블코인 규율 체계를 마련함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은 늘 혁신과 안정을 균형있게 고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밑 준비는 계속
은행들은 법안이 통과되면 바로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착수하도록 물밑 준비가 한창이다. 결제 송금 기술력을 선보이거나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과도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컨소시엄 지분이 51% 이상이든 이하든 참여는 확정적으로 보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해외 관광객이 물건을 구매한 뒤 부가가치세를 스테이블코인으로 환급받도록 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부가세 수기 환급 절차를 블록체인 기술로 자동화하고 기관 간 정산·환전 절차를 조율해 실시간 스테이블코인 환급 체계를 구축한다.
우리은행은 국내 디지털자산 수탁사 BDACS와 함께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KRW1'을 선보였다. 토큰 1개당 원화 1원이 우리은행 예치금으로 전액 담보되는 구조로 아직까지는 개념증명(PoC)·파일럿 단계다.
두 은행은 KB국민·신한은행, 케이뱅크와 함께 한일 간 스테이블코인 기반 해외 송금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팍스에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더해 하나은행은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서클과 지난 8월 스테이블코인 관련 업무 협약을 맺었다.
한가지 공통점은 모두 논의와 실험, 시범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속도전에서는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라면서도 "입법은 커녕 언제 발의될지도 자꾸만 밀리니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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