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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개(犬) 식용, 야만적” 비판했던 佛배우 브리지트 바르도 별세

헤럴드경제 도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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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개(犬) 식용, 야만적” 비판했던 佛배우 브리지트 바르도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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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60년대 풍미했던 스타, 향년 91세로 자택서 숨져
1973년 은퇴후 동물복지 운동가로 전향…한국 ‘개 식용’ 비판도
2005년 동물보호 활동을 하는 브리지트 바르도의 모습. 1950~60년대를 풍미했던 영화배우 바르도가 28일(현지시간) 자택에서 향년 91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AFP 연합뉴스]

2005년 동물보호 활동을 하는 브리지트 바르도의 모습. 1950~60년대를 풍미했던 영화배우 바르도가 28일(현지시간) 자택에서 향년 91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AFP 연합뉴스]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1950∼1960년대를 풍미했던 영화배우이자 동물보호 운동가로 활동했던 프랑스의 유명배우 브리지트 바르도가 향년 91세로 사망했다.

브리지트바르도재단은 28일(현지시간) “재단 창립자이자 대표인 브리지트 바르도의 별세 소식을 깊은 슬픔과 함께 전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재단 관계자는 사인을 밝히지 않은 채 그가 프랑스 남부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1934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난 바르도는 패션잡지 ‘엘르’의 모델로 활동하다가 1952년 배우로 데뷔했다. 1956년작 ‘그리고 신은 세계를 창조했다’에서 자유분방하고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를 연기해 스타덤에 올랐고, 프랑스어로 아기(bébé)를 뜻하는 약칭 BB로 불리며 미국 배우 마릴린 먼로(MM)와 함께 서양 영화계 양대 여배우로 자리잡았다.

그는 생전 50여편의 영화를 찍었으나, 대부분 그의 신체적 매력을 부각한 소비적인 내용의 작품들이었다. 필모그래피 중 장 뤽 고다르 감독이 연출한 ‘경멸’(1963년) 정도가 눈에 띄는 작품이었다. 그는 배우 일에 대해 “내게는 결코 큰 열정이 없었다. 그리고 때로는 치명적일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바르도는 1973년 “매일 아름다워야 하는 데 지쳤다”며 영화계를 이후 동물복지 운동에 전념했다. AFP는 마지막 작품 ‘콜리노의 교훈적이고 즐거운 이야기’ 촬영 도중 도살당할 뻔한 염소를 사들여 호텔 방에서 키운 게 동물권 운동에 투신한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는 1986년 동물보호를 위한 재단을 설립하고, 동물을 이용한 문화 축제 등을 비판했다. 이탈리아 경마축제 팔리오 등이 그의 ‘저격 대상’이 됐고, 한국의 보신탕도 이를 피하지 못했다. 전 세계에 한국은 개고기를 먹는 나라라 주장하며, 개고기를 먹는 것은 야만적이라고 비판했다. 1994년 당시 김영삼 대통령에게도 개고기를 금지해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바 있다.


일방적인 그의 동물보호 운동은 문화의 상대성을 간과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한국의 개고기 비판 뿐 아니라 프랑스에서도 동물 도살 등과 관련한 무슬림 문화를 비판해왔다. 그 과정에서 바르도는 인종차별 혐의로 다섯 차례나 유죄 판결을 받았다.

바르도는 자신을 영화계에 발탁한 감독 로제 바딤, 배우 자크 샤리에, 독일 백만장자 군터 작스 등과 결혼했으나 대부분 3∼5년 만에 이혼했다. 네번째 남편 베르나르 도르말과는 1992년 결혼한 이후 30년 넘게 부부로 지냈다.

프랑스의 극우 정치인 장마리 르펜의 고문 도르말과 결혼한 뒤에는 정치적으로 극우 성향을 보였다. 그는 르펜을 “사랑스럽고 지적인 남자”라고 묘사하는가 하면 2012년 그의 딸인 국민연합(RN) 지도자 마린 르펜의 대선 출마를 지지하기도 했다. AFP는 바르도가 최근 펴낸 책 ‘나의 BB 알파벳’에 성소수자에 대한 경멸이 담겼다고 전했다.


바르도는 1969년 프랑스 공화국 상징인 마리안느 모델로 선정돼 우표와 동전에도 새겨졌다. 1985년에는 프랑스 최고 훈장 레지옹 도뇌르를 받았다. 그러나 반(反)이민 발언으로 논란이 일면서 그를 모델로 만든 마리안느 동상이 일부 지역에서 철폐되는 수모도 겪었다. 바르도는 자신에 대한 비판에 대해 “내가 어떤 취급을 받았는지 보면 사냥당하는 동물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하며 자신의 희생양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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