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전세계 교역 질서를 송두리째 뒤흔든 폭풍은 바로 미국발 '관세'였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관세를 놓고 무역전쟁을 벌였고 우리를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들이 미국의 일방적 관세 정책에 홍역을 치렀는데요.
후폭풍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입니다.
워싱턴 정호윤 특파원입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철저한 미국 중심의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하며 관세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FTA를 비롯한 국가 간 교역 약속은 휴지 조각이 됐고, 각국은 트럼프 행정부가 책정한 상호관세율에 촉각을 곤두세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지난 2월)> "공정성을 위해 상호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다른 나라가 미국에 부과하는 만큼 우리도 그들에게 부과할 것입니다."
미국발 '관세전쟁'은 1년 내내 살얼음판 같은 긴장 속에 이어졌습니다.
트럼프의 관세는 시장개방을 압박하고 기업 유치를 강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됐습니다.
동맹국도 예외는 없었습니다.
우리나라와 일본, 유럽연합은 수출과 산업 전반에 큰 부담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한국은 500조 원이 넘는 대미 투자를 하는 조건으로, 애초 책정됐던 25%의 상호관세율을 15%로 낮췄습니다.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은 일부 완화했지만, 원래 없던 관세를 15%나 새롭게 부과하게 되면서 산업계의 부담은 커졌습니다.
<김용범 / 대통령실 정책실장(지난 10월)> "우리나라 대미 최대 수출 품목인 자동차에 대해 관세를 일본, EU와 동일한 수준으로 인하해 불리하지 않은 경쟁 여건을 확보했습니다."
세계 1, 2위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은 정면 충돌했습니다.
150%에 육박하는 초고율 관세를 주고 받고,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들며 대치하던 양국은 가까스로 휴전했지만 불씨는 살아있습니다.
집권 첫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글로벌 무역질서를 뒤흔든 자신의 관세정책에 큰 자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지난 17일 대국민 연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는 '관세'입니다. 관세는 수십 년 동안 다른 나라들이 우리를 상대로 성공적으로 사용해 왔지만 이제 더 이상 그렇지 않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조차 트럼프 관세 정책에 대한 여론이 우호적이라고 보기는 힘듭니다.
이미 고물가에 지친 서민들에게 관세 효과가 제대로 반영될 경우 더 큰 고통이 될거라는 우려가 큽니다.
<마크 워너 /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트럼프의 관세는) 현대사에서 미국 소비자들에게 가장 큰 세금 인상이 될 것입니다."
관세정책의 법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도 발등의 불입니다.
트럼프의 일방적 상호관세가 대통령 권한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연방대법원이 막바지 심리를 벌이고 있는데, 제동이 걸린다면 관세 환급 소송 같은 숱한 법적·정치적 문제에 맞닥뜨릴 가능성이 큽니다.
트럼프의 관세정책은 상대를 윽박지르는 지렛대 역할을 했지만 효율성과 지속성 측면에선 문제를 드러냈습니다.
관세의 불확실성은 내년에도 글로벌 경제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이 될 전망입니다.
워싱턴에서 연합뉴스TV 정호윤입니다.
[영상취재 이현경]
[영상편집 박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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