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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로 세계 쥐락펴락… AI, 패권·전망은 오락가락 [2025년 10대 국제뉴스]

머니투데이 김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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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로 세계 쥐락펴락… AI, 패권·전망은 오락가락 [2025년 10대 국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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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기능 상실·각자도생 무역전쟁속 '에브리싱 랠리'
북중러 삼각동맹 강화… 일본 첫 여성총리 등장도 눈길


올해 지구촌은 도널드 트럼프라는 강력한 개인(이자 미국 대통령)이 국제무대에 다시 등장하며 대격변을 겪었다. 국가간 경계는 '관세' 장벽으로 가팔라졌고 지정학적 균열은 북한·중국·러시아 3국의 밀착이라는 신냉전의 그림자를 드리웠다. 정치적으로 혼란한 가운데 인류는 AI(인공지능) 일상화 시대에 들어서며 본격 AI 패권경쟁도 시작됐다. 정치가 경제를 흔들고 기술이 그 판도를 흔든 한 해였다.


1. 트럼프 2기 출범, 관세전쟁

도널드 트럼프는 1월20일 미국 대통령으로 다시 취임하자마자 관세를 국가이익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4월초엔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상호관세를 공식화했다. 이후 관세율을 낮추기 위한 각국의 '생존외교'가 이어졌다. 자유무역을 수호하던 WTO(세계무역기구) 체제는 기능을 잃었다. 미국과 중국은 각각 반도체, 희토류를 무기로 상대에게 100%가 넘는 관세율을 매기겠다며 맞서다 11월 부산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통해 '1년 무역휴전'에 돌입해 다음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


2. 치열한 AI 패권경쟁과 거품론

연초 중국의 AI 스타트업이 세계 기술계를 경악하게 했다. 딥시크가 지난해 말 공개한 '딥시크-V3'가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를 대량으로 쓰지 않고 알고리즘 최적화만으로 고성능을 보이자 서방언론이 일제히 주목하며 '쇼크'를 일으켰다. 생성형 AI가 일상에서 널리 쓰여 상업적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은 올해 여러 생성형 AI 업체는 오픈AI와 기술격차를 좁히고 AI 반도체 시장에선 엔비디아의 독점체제를 깨려는 움직임이 치열했다. 엔비디아는 10월29일 시가총액 5조달러(약 7200조원)를 세계 최초로 터치했다. 하지만 AI기업들의 수익모델에 의문이 불거져 연말 'AI 거품론'도 거세진 상태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인근 깐부치킨 매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킨 회동 중 밖으로 나와 시민들에게 치킨을 나눠주고 있다. (공동취재) 2025.10.30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인근 깐부치킨 매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킨 회동 중 밖으로 나와 시민들에게 치킨을 나눠주고 있다. (공동취재) 2025.10.30




3. 불안해진 미국의 정치력

트럼프 정부의 과감한 감세정책과 급진적 예산삭감안은 의회 내 대립을 불렀다. 예산안 합의 실패로 10월1일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시작됐으며 52일간 지속돼 역대 최장기록을 경신했다. 앞서 5월 무디스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1으로 강등했다. 정부 부채 및 이자 비용 증가가 주요 이유였다. 이로써 미국은 S&P글로벌, 피치까지 3대 신용평가사 모두로부터 최고 신용등급 지위를 박탈당했다. 이들은 재정문제와 함께 그 배경이 된 정치적 양극화, 거버넌스 문제를 약점으로 꼽는다.


4. 에브리싱 랠리

올해는 거의 모든 자산이 오른 '에브리싱 랠리'의 해였다. 26일 기준 나스닥(22.18%) 등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연초 대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위험자산도 뛰었지만, 지정학적 긴장·무역분쟁이 만든 불안감 속에 안전자산인 금, 은도 각각 70%, 140% 이상 급등하는 특이한 모습을 나타냈다. 가상자산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트럼프정부에서 '가상자산 3법'이 전격 통과되며 비트코인은 10월초 12만6000달러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위험자산 회피성향이 짙어지며 연고점 대비 30%가량 하락, 올해 수익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9월4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종로본점에 골드바가 놓여 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9월4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종로본점에 골드바가 놓여 있다.




5. Z세대의 분노, 반정부 시위

경제적 불평등과 생계난에 지친 Z세대(1990년대 중후반~2010년대 초반 출생)가 거리로 나와 곳곳에서 정권을 흔들었다. 9월 네팔에선 Z세대 주도의 시위대가 부정부패를 일삼는 고위직을 직접 찾아가 응징하는 극단적 행동에 나섰고 결국 총리는 사임했다. 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도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냈다. 유럽도 예외가 아니었다. 불가리아에선 사회보장분담금 인상안이 포함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정부 부채를 숨기기 위한 증세"라는 비판이 Z세대 중심으로 나오고 새해 예정된 유로화 도입이 물가를 올릴 것이란 우려가 겹쳐 민심이 악화했다. 총리는 불신임안 표결을 앞두고 사임했다.




6. 이-이 12일 전쟁, 여전한 중동 불안

2년을 넘긴 가자전쟁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10월9일 휴전협정이 체결됐다. 하마스의 무장해제를 전제로 한 단계적 휴전으로 첫 단추는 끼웠으나 양측의 충돌이 끊이지 않으며 휴전 2단계 이상의 진전은 아직 없다. 올해 중동의 정세를 근본적으로 뒤흔든 사건은 이란과 이스라엘의 직접 충돌이다. 6월13일 이스라엘은 이란의 본토 핵시설과 탄도미사일 기지를 목표로 '철의 새벽' 작전을 단행했다. 12일간 진행된 양측 전쟁에는 미국도 개입해 '벙커버스터'를 떨어트리며 이란의 핵시설을 직접 타격했다. 이로 인해 수십 년의 중동 '대리전' 시대도 일단 멈췄다.


7. 우크라 전쟁과 북중러 '삼각동맹'

우크라이나 전쟁은 만 4년을 향해 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한 휴전협상은 아직 결실을 맺지 못했다. 전쟁이 길어지며 북한과 러시아의 밀월은 깊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6월18일 북한을 24년 만에 방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했다. 9월3일 중국 천안문광장에서 열린 80주년 항일전쟁 승리(전승절) 기념행사에선 북중러 3국 정상이 66년 만에 나란히 한자리에 모이는 역사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베이징=신화/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일(현지 시간) 베이징 톈안먼 성루(망루)에서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과 함께 자리해 광장에서 열린 '중국 인민 항일 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을 보며 박수하고 있다. 2025.09.03

[베이징=신화/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일(현지 시간) 베이징 톈안먼 성루(망루)에서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과 함께 자리해 광장에서 열린 '중국 인민 항일 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을 보며 박수하고 있다. 2025.09.03




8. 아시아 덮친 재해

올해 아시아에는 기후위기로 인한 초대형 자연재해가 이어졌다. 9월 필리핀 북부를 강타한 태풍 '라가사'는 초속 수십 미터의 강풍과 폭우를 동반하며 대만과 중국 남부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수십 명이 목숨을 잃고 200만명 가까이 대피한 가운데 항만·전력·통신 인프라가 광범위하게 파괴됐다. 해수면 온도상승으로 상륙 직전까지 세력을 유지한 전형적인 기후변화형 태풍이었다. 11월 초엔 태풍 '갈매기'가 필리핀 중부를 덮치며 단기간에 한 달치 비가 쏟아져 수십만 명이 터전을 잃었다. 며칠 뒤 슈퍼태풍 '풍웡'이 다시 강타해 복구조차 끝나지 않은 지역을 다시 덮쳤다. 유엔은 이달 동남아지역에 잇따른 태풍, 홍수, 산사태로 사망자가 1600명에 이를 것이라고 봤다.

레오 14세 제267대 교황이 18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즉위 미사에 참석하며 교황 차를 타고 손을 흔들고 있다. 2025.05.19  /AFPBBNews=뉴스1

레오 14세 제267대 교황이 18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즉위 미사에 참석하며 교황 차를 타고 손을 흔들고 있다. 2025.05.19 /AFPBBNews=뉴스1




9. 최초의 미국인 교황 레오 14세

4월21일 세계 13억 가톨릭 신자의 영적 지주 프란치스코 교황이 향년 88세로 선종했다. 이후 콘클라베(교황 선출회의)에서는 최초로 미국 출신인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 추기경이 267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그는 페루 빈민가 등 변방에서 수십 년간 사목해 '북쪽의 성인'으로 불렸고 트럼프의 반이민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즉위명은 레오 14세다.


10. 일본 첫 여성 총리 탄생

10월1일 일본 정계의 유리천장이 깨졌다.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승리한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이 제102대 총리로 취임하며 첫 여성총리가 됐다. '아베노믹스' 계승과 '강한 일본'을 내세운 그의 등장은 동북아 정세에도 새 긴장을 몰고 왔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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