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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에 발기부전약? 전현무 처방전 공개가 불러온 파장 [안경진의 약이야기]

서울경제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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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에 발기부전약? 전현무 처방전 공개가 불러온 파장 [안경진의 약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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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내역에 포함된 ‘엠빅스100’에 대중의 관심 쏠려
비아그라·시알리스와 동일 계열 국산 발기부전 치료제
뛰어난 발기력 앞세워 후발주자임에도 시장에서 호평
20~30대도 발기부전 발병 가능···의사 처방 없이 복용 금물


방송인 전현무(48)씨가 2016년 ‘나 혼자 산다’ 방송을 통해 공개됐던 '차량 내 링거' 장면과 관련해 불법 의료 논란이 일자 직접 진화에 나섰습니다. 의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방송인 박나래와 그룹 샤이니 키, 먹방 유튜버 입짧은햇님(본명 김미경) 등에게 불법 의료 시술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이른바 '주사이모'와 연관이 있느냐는 추측이 제기되자 소속사를 통해 9년 전 진료기록부와 진료비 수납명세서를 낱낱이 공개했죠. 그에 따르면 전씨는 모 의료기관에서 위염, 급성 편도염, 위염, 기관지염, 후두염 등으로 진단돼 수액 주사와 함께 경구약물을 처방받았습니다. 그런데 대중의 관심은 뜻하지 않게 처방 내역에 포함된 '엠빅스 100'이라는 의약품에 쏠렸죠.

엠빅스는 국내 기업인 SK케미칼(285130)이 개발해 2007년 출시한 미로데나필염산염 성분의 발기부전 치료제입니다. 발기부전 치료제의 대명사 격인 '비아그라'(성분명 실데나필), '시알리스'(성분명 타다라필)와 마찬가지로 음경 해면체에 분포하는 '포스포디에스테라제-5(PDE-5)' 효소의 작용을 억제하는 약리기전을 나타냅니다. 동맥 확장을 통해 음경으로 가는 혈류량을 증가시켜 발기부전 증상을 치료하는 원리죠.

물과 함께 복용하는 정제와 물 없이 혀 위에 놓고 녹여서 투여하는 구강분해필름 2가지 제형이 발매 중으로, 의사 소견에 따라 최대 100㎎까지 증감할 수 있습니다. 최대 권장 투여횟수는 1일 1회로 명시돼 있죠. 전씨는 미로데나필 100㎎이 함유된 '엠빅스100' 10회 분량을 처방받은 것으로 확인됩니다. SK케미칼은 비아그라, 시알리스 등에 비해 출시가 늦다는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엠빅스 발매 당시 '국제발기력 지수(IIEF) 1위'라는 점을 어필했죠. 국제발기력 지수란 발기부전 치료제의 약효를 숫자로 표현한 건데요, 30점을 만점으로 하고 통상 26점 이상이면 정상인의 발기 수준으로 간주합니다. 엠빅스는 25.57점을 획득해 동아제약의 자이데나(24.19점), 화이자의 비아그라(22.1점), 일라이릴리의 시알리스(20.6점) 등을 압도했죠. 발현 시간은 30분으로 경쟁 제품과 비슷한데 두통이 적게 나타나고 색각장애가 전혀 보고되지 않는 등 부작용이 적다는 점을 앞세워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대다수 발기부전 치료제의 표적인 PDE-5 효소는 음경, 전립선, 방광 등 골반 주변 장기 외에도 신체 여러 조직에 존재하다 보니 예기치 않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돼 왔거든요. 이를테면 눈의 모세혈관을 확장시키는 효과도 동반하기 때문에 약물 복용 횟수가 늘어날수록 망막정맥폐쇄·허혈성 시신경병증·장액망막박리 등 3가지 안과질환 중 1가지 이상을 경험할 확률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된 바 있습니다. 색소성 망막염을 포함해 이미 알려진 유전적인 퇴행성 망막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는 투여가 금지되어 있죠. 최근 6개월 이내에 뇌졸증, 일시적 허혈성 발작, 심근경색증을 경험했거나 관상동맥우회수술을 받은 환자도 엠빅스 투여 금기 대상입니다. 물론 의사 처방에 따라 정해진 용량을 지켜 복용한다면 별다른 염려를 할 필요는 없겠죠.

일각에선 처방 당시 30대였던 전씨가 발기부전 치료제를 처방받은 것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씨가 과거 방송에서 탈모 고민을 여러 차례 털어놓으며 탈모약을 복용 중이라고 발언한 적이 있다보니, 탈모약으로 인한 부작용 때문에 발기부전 치료제를 처방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도 거론되고 있죠. 탈모약과 발기부전약을 병용 처방하는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나, 이런 경우 시알리스 등 엠빅스보다 반감기(약효 지속 시간)가 긴 PDE-5 억제제를 주로 처방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참고로 발기부전 유병률은 연령에 비례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지만, 연령이과 상관 없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대사질환이 늘어나고 음주, 흡연, 스트레스 등의 영향으로 바랭 연령층이 낮아지는 추세여서 30대는 물론, 20대에 발기부전에 대한 고민으로 비뇨의학과를 찾는 사례가 많다고 합니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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