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 미국 할리우드에서 영화 '비바 마리아'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한 브리지트 바르도. AFP 연합뉴스 |
프랑스 유명 배우 겸 가수이자 동물권 운동가인 브리지트 바르도가 별세했다. 향년 91세.
브리지트 바르도 재단은 28일(현지시간) “배우이자 가수, 재단 설립자이자 회장인 브리지트 바르도의 별세 소식을 깊은 슬픔과 함께 전한다”고 밝혔다. 고인에 대해선 “화려한 경력을 포기하고 동물 복지와 재단에 삶과 에너지를 바치기로 선택한 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바르도의 사망 시기나 장소는 밝히지 않았다.
1934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난 고인은 패션모델로 활동하던 중 1952년 연기를 시작했다. 그해 오디션에서 만난 로저 바딤 감독과 결혼한 이후 남편의 영화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1956)에서 주연을 맡으며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바딤과는 1957년 이혼했고 이후 세 차례 더 결혼했다.
‘BB’라는 이니셜로 불리기도 했던 고인은 앙리 조르주 클루조 감독의 ‘진실’(1960), 장뤼크 고다르 감독의 ‘경멸’, 루이 말 감독의 ‘비바 마리아’ 등 예술영화와 상업영화를 오가며 활약했다. 화려하고 관능적인 외모와 영화 속 노출로 인해 당대 최고의 섹시 아이콘으로 명성이 높았다. 시몬 드 보부아르는 1959년 에세이 ‘브리지트 바르도와 롤리타 증후군’에서 그를 프랑스에서 가장 자유분방한 여성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20년간 47편의 영화에 출연하는 사이 5장의 앨범을 내며 가수로도 활동했다. 1973년 연예계를 떠난 뒤론 평생 동물권 활동가로 살았다.
고인은 생전 이민자, 무슬림 등에 대한 독설로 종종 논란의 중심에 섰다. 국내에선 2001년 라디오 프로그램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은 개고기를 먹어 야만스럽다”고 비판해 반감을 사기도 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