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시점과 장소 명시하지 않아…향년 91세
프랑스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가 91세로 별세했다고 28일(현지시간) AFP 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1969년 11월 프랑스 파리 마리니 극장에서 열린 제24회 영화의 밤 행사에 참석한 바르도. 2025.12.28 ⓒ AFP=뉴스1 ⓒ News1 김경민 기자 |
(서울=뉴스1) 김경민 정유진 기자 = 프랑스의 대표적인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가 91세 일기로 별세했다고 AFP 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FP에 따르면 브리지트 바르도 재단은 이날 성명을 통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배우이자 가수인 창립자이자 회장 바르도 여사의 별세를 무한한 슬픔으로 알린다"며 "그는 명망 높은 경력을 포기하고 자기 삶과 에너지를 동물 복지와 재단에 헌신하기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사망 시점과 장소는 명시하지 않았다.
바르도는 근래 몇 달 동안 공식 석상에 거의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AFP는 전했다.
프랑스에서 바르도는 이름과 성의 약자인 B.B로 불리며 완벽한 미모와 몸매로 사랑받았다. 미국의 마릴린 먼로, 이탈리아의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와 비교되며 당대의 대표 섹시 여배우로 여겨졌다.
바르도는 1956년 영화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And God created Woman)에 출연하며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후 50편에 가까운 영화에 더 출연하고 1973년 영화계를 은퇴했다.
1986년엔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설립했다. 이듬해 개인 소장품을 경매에 부쳐 재단 기금을 마련했다.
리비에라 휴양지 생트로페 근처에 정착한 바르도는 동물 보호 활동에 헌신했다. 투우·사냥 같은 동물에 대한 모든 종류의 잔인한 행태에 반대했고 호주 길고양이 살처분 계획 반대, 모피 반대, 바다표범 포획 저지 운동을 했다.
2013년 바르도는 "이게 내 유일한 전투이며 내 삶에 부여하고 싶은 유일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AFP는 바르도의 동물권 옹호 소명은 "마지막 영화 '콜리노의 교훈적이고 즐거운 이야기'(The Edifying and Joyous Story of Colinot) 촬영장에서 만난 염소 한 마리에서 시작된 걸로 보인다"며 "죽임을 당할 뻔한 염소를 구하기 위해 바르도는 염소를 사서 호텔 방에서 키웠다"고 전했다.
프랑스 배우이자 동물권 운동가인 브리지트 바르도가 91세의 나이로 사망했다고 AFP 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25.12.28 ⓒ AFP=뉴스1 ⓒ News1 김경민 기자 |
바르도는 1934년 9월 파리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15세에 엘르 잡지 표지를 장식하며 연예계에 진출했다.
바르도의 사생활은 "네 번의 결혼과 불륜, 우울증과의 투쟁으로 점철됐다"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바르도는 1952년 로제 바딤과 첫 결혼을 하고 이혼한 후 1959년 배우 자크 샤리에와 재혼해 아들을 뒀다.
세 번째 남편은 1967년 결혼한 독일 억만장자 군터 작스, 네 번째 남편은 1992년 부부의 연을 맺은 프랑스 극우 성향 정치인 장마리 르펜의 친구이자 사업가인 베르나르 도르말이다.
26번째 생일엔 프랑스 리비에라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후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고, 49번째 생일 땐 파티를 갑자기 취소하고 병원에 등장해 루머가 무성했다.
생전 정치적 발언도 서슴지 않아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오명도 얻었다.
바르도는 1997년부터 2008년 사이 프랑스 내 무슬림 공동체를 겨냥한 발언으로 6차례 벌금형을 받았다. 한 사건의 경우 무슬림을 "자신들의 행위를 강요함으로써 우리나라를 파괴하는 집단"이라고 묘사해 1만 5000유로(약 2552만 원)의 벌금형이 선고됐다.
우리나라에선 2001년 MBC 표준 FM '손석희의 시선 집중'과의 국제 전화 생방송 인터뷰에서 "한국 같은 문화국이 왜 개고기 같은 야만적 음식을 먹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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