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8일 도쿄 국회 중의원(하원)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자위대 개입 가능성’ 발언 이후 중국계 언론에서 오키나와의 역사나 일본 귀속 등을 다룬 기사가 급증했다고 교도통신이 27일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언론이나 소셜미디어 등에 대한 분석을 제공하는 미국 업체 멜트워터를 통해 분석한 결과 11월 한 달 동안 오키나와의 옛 이름인 ‘류큐’와 ‘독립’ 등의 단어를 사용한 기사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약 20배 증가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11월 관련 기사 수는 30건 정도였는데, 지난달은 약 600건으로 늘어났다. 특히 다카이치 총리가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대만 유사시를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 위기 사태’로 볼 수 있다고 발언한 지난달 7일 이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은 중국이나 홍콩에 근거지가 있는 매체의 기사 가운데 류큐, 오키나와, 독립 등의 단어가 문장 내에서 가까운 위치에 사용된 기사를 추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류큐 왕국은 일본과는 별개의 독립된 국가였으며 1372년 명과 조공·책봉 관계를 맺었다. 일본에 합병된 것은 메이지유신 이후인 1879년이다.
오키나와 관련 내용이 중국 언론 보도에서 증가한 것에 대해 통신은 (중국 언론 보도에서) 일본 영토임을 의문시하는 주장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다카이치 총리 발언과 관련한 선전전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통신은 중국계 언론의 오키나와 관련 보도 사례로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가 지난달 오키나와의 일본 귀속을 의문시하는 사설을 실었다고 전했다. 환구시보는 지난달 19일 ‘류큐학 연구는 왜 필요한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류큐를 연구하는 것은 일본의 편파적이고 이기적인 병합 역사 서사를 해체하는 것”이라면서 “일본 정부는 차별과 강제 동화 정책을 지속 추진하며 류큐가 일본을 위해 치러야 했던 희생을 제도화하고 정당화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 소유인 차이나데일리는 지난달 15일 ‘류큐인과의 만남’이란 기사에서 오키나와 출신 음악가, 영화감독이자 평화활동가인 로버트 가지와라를 인터뷰해 “1879년 일본은 류큐를 침략해 합병한 뒤 오키나와현으로 강제 개칭했으며 이는 류큐 식민지화의 시작이었다”라는 말을 보도했다. 가지와라는 또 “우리는 일본인과는 별개로 구분되는 우리만의 문화, 역사, 언어, 가치관, 신념,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차이나데일리는 전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