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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중에 난리나는 줄 알았지”…아파트 화재로 20~30대 형제 숨져

중앙일보 신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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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중에 난리나는 줄 알았지”…아파트 화재로 20~30대 형제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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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중에 난리 나는 줄 알았지. 그런데 불길이 다른 층으로 옮겨붙지 않았다는 거야.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28일 오전 10시 대전시 동구의 아파트에서 만난 주민은 전날 발생한 화재를 떠올리며 놀란 가슴을 다시 한번 쓸어내렸다.

지난 27일 화재가 발생한 대전 동구의 한 아파트에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있다. 신진호 기자

지난 27일 화재가 발생한 대전 동구의 한 아파트에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있다. 신진호 기자


지난 27일 오전 0시32분 대전 동구의 15층 아파트 7층에서 화재가 발생, 20~30대 형제가 목숨을 잃었다. “아파트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소방대는 20분 만인 오전 0시52분쯤 화재를 진압했다. 화재로 아파트 내부 40㎡ 모두 타면서 1100만원(소방서 추산)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동생은 현관 앞·형은 화단에서 발견



진화를 마친 뒤 현장을 조사하던 경찰과 소방당국은 현관문 안쪽에서 숨져 있던 A씨(20)를 발견했다. 이때지만 해도 화재로 숨진 건 A씨 1명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오전 3시55분쯤 한 여성으로부터 “남자친구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추가로 접수됐다. 이 남성은 화재로 숨진 A씨의 형(30대)으로 경찰과 소방당국은 신고 접수 1시간55분 만인 오전 5시50분쯤 아파트 뒤편 화단에서 숨져 있는 형을 발견했다. 경찰은 형이 화재를 피해 베란다 쪽으로 나갔다가 추락한 것으로 추정했다.

아파트 주민은 형제의 사고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면서도 “보통 아파트에서 불이 나면 윗집이나 옆집으로 옮겨붙는 경우가 많은데 다행히도 다른 집은 피해를 보지 않았다”며 “형제가 우애가 깊었는데 너무 안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소방차와 경찰차 여러 대가 출동해 놀란 주민 수백 명이 대피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지난 27일 화재가 발생해 20~30대 형제가 사망한 대전 동구의 한 아파트 모습. 신진호 기자

지난 27일 화재가 발생해 20~30대 형제가 사망한 대전 동구의 한 아파트 모습. 신진호 기자


실제로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 7층의 A씨 집과 붙어 있는 옆집이나 위층은 그을음 등을 제외하고는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베란다 쪽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도 그대로 남아 있었고 바로 위층 역시 별다른 손상 흔적이 남아있지 않았다.




다른 집은 큰 피해 없어…경찰, 부검·합동감식



경찰은 29일 오전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함께 합동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A씨 형제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도 예정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외부 침입 흔적 등 범죄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자의 사망 원인은 추가 조사를 통해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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