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2200억원의 사나이' 플로리안 비르츠가 드디어 리버풀 팬들 앞에서 골망을 흔들었다. 리버풀은 비르츠의 데뷔골에 힘입어 울버햄튼을 꺾고 상위권 도약에 성공했다.
리버풀은 28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8라운드 홈 경기에서 울버햄튼 원더러스를 2-1로 제압했다.
전반 41분 라이언 흐라벤베르흐의 선제골로 앞서간 리버풀은 1분 뒤 비르츠의 데뷔골이자 추가골로 격차를 벌렸고, 후반 6분 추격골을 허용했지만 끝까지 점수 차를 유지하며 승리를 가져갔다.
이날 승리로 리버풀은 리그 3연승과 함께 공식전 4연승을 질주했다. 10승2무6패, 승점 32를 기록한 리버풀은 첼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상 승점 29)를 제치고 리그 4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울버햄튼은 11연패라는 최악의 부진 속에 2무16패, 승점 2로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홈팀 리버풀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알리송 베케르가 골문을 지켰고, 제레미 프림퐁, 이브라히마 코나테, 버질 판 데이크, 밀로스 케르케즈가 백4를 구성했다. 중원은 커티스 존스와 라이언 흐라벤베르흐가 호흡을 맞췄으며, 2선에는 페데리코 키에사, 알렉시스 맥앨리스터, 플로리안 비르츠가 출격했다. 최전방 원톱은 최근 좋은 폼을 보여주고 있는 위고 에키티케가 맡았다.
원정팀 울버햄튼은 3-4-3 전형으로 맞섰다. 조세 사 골키퍼를 필두로 제르손 모스케라, 산티아고 부에노, 라디슬라프 크레이치가 백3를 형성했다. 미드필드진에는 맷 도허티, 안드레, 주앙 고메스, 우고 부에노가 배치됐고, 공격진은 황희찬, 톨루 아로코다레, 마테우스 마네가 이끌었다.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은 리버풀은 전반 11분 비르츠의 침투 패스에 이은 에키티케의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계속해서 두드린 끝에 전반 41분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프림퐁의 크로스가 수비 맞고 굴절되자 흐라벤베르흐가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그리고 불과 1분 뒤, 기다리던 비르츠의 득점포가 터졌다. 전반 42분 에키티케가 화려한 탈압박 후 찔러준 패스를 비르츠가 이어받았다. 오프사이드 트랩을 절묘하게 뚫어낸 비르츠는 골키퍼까지 제치고 오른발로 마무리하며 리버풀 데뷔골을 터뜨렸다. 공식전 23경기 만에 나온 득점이었다.
후반 들어 울버햄튼의 반격이 시작됐다. 후반 6분 코너킥 상황에서 아로코다레의 헤더가 알리송 선방에 막혔으나, 문전에 있던 우고 부에노가 재차 밀어 넣으며 만회골을 기록했다.
추격을 허용한 리버풀은 후반 16분 키에사 대신 코너 브래들리를 투입하며 수비를 강화했고, 울버햄튼 역시 황희찬 등을 빼고 공격 자원을 투입하며 동점을 노렸다. 황희찬은 이날 62분간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슈팅 1개에 그치며 12경기 연속 무득점 침묵을 이어갔다.
리버풀은 존스와 맥 앨리스터의 중거리 슈팅으로 추가골을 노렸으나 무위에 그쳤고, 막판 울버햄튼의 공세를 잘 막아내며 2-1 승리를 지켜냈다.
경기 후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이날 결승골이자 자신의 데뷔골을 터뜨린 플로리안 비르츠를 경기 최우수 선수(MOTM)로 선정했다.
독일 출신 공격형 미드필더 비르츠는 지난 여름 바이엘 레버쿠젠을 떠나 리버풀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리버풀은 비르츠를 품기 위해 무려 1억1600만 파운드(약 2189억원)의 이적료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입단 4개월이 지나도록 데뷔골조차 신고하지 못했다. 경기 영향력도 갈수록 떨어졌다. 거친 프리미어리그의 리그 스타일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고, 이에 겨울 이적시장서 임대될 수도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던 상황이었다.
다행히 이번 득점으로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내고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독일 분데스리가 최고 수준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바이엘 레버쿠젠 시절의 모습을 되찾고 리버풀 에이스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