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효종, 충암중고 시절부터 전국에 알려진 특급 투수
허리 부상으로 1차지명 3번째로 하락... 하지만 자질은 특급
KIA, 장현식 보내고 ?권 강효종 지명
홍민규, 올해 아시아선수권 일본전에서 특급 활약
스피드 증속 + 체인지업까지 불펜으로 큰 기대
[파이낸셜뉴스] KIA 타이거즈가 2년에 걸친 마운드 리빌딩의 퍼즐을 완성해가고 있다.
지난해 겨울 불펜의 핵 장현식을 LG로 떠나보낸 데 이어, 올겨울에는 팀의 야전사령관 박찬호마저 두산으로 이적했다. 2년 연속 핵심 전력의 유출. 뼈아픈 타격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KIA는 감상에 젖는 대신 철저하게 미래를 위한 계산기를 두드렸다.
그 결과가 바로 작년에 선택한 강효종(23)과 올해 선택한 홍민규(19)다. 시차를 두고 KIA 유니폼을 입은 이 두 젊은 우완 투수가 2026시즌 광주 마운드에서 동시에 비상할 준비를 마쳤다.
허리 부상으로 1차지명 3번째로 하락... 하지만 자질은 특급
KIA, 장현식 보내고 ?권 강효종 지명
홍민규, 올해 아시아선수권 일본전에서 특급 활약
스피드 증속 + 체인지업까지 불펜으로 큰 기대
강효종이 내년 6월 전역해 KIA 타이거즈로 복귀한다.연합뉴스 |
[파이낸셜뉴스] KIA 타이거즈가 2년에 걸친 마운드 리빌딩의 퍼즐을 완성해가고 있다.
지난해 겨울 불펜의 핵 장현식을 LG로 떠나보낸 데 이어, 올겨울에는 팀의 야전사령관 박찬호마저 두산으로 이적했다. 2년 연속 핵심 전력의 유출. 뼈아픈 타격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KIA는 감상에 젖는 대신 철저하게 미래를 위한 계산기를 두드렸다.
그 결과가 바로 작년에 선택한 강효종(23)과 올해 선택한 홍민규(19)다. 시차를 두고 KIA 유니폼을 입은 이 두 젊은 우완 투수가 2026시즌 광주 마운드에서 동시에 비상할 준비를 마쳤다.
충암고 시절 강효종.사진=전상일 기자 |
충암고 시절 전국체전에 출전한 강효종이 포효하고 있다.사진=전상일 기자 |
KIA의 설계는 치밀했다. 지난해 장현식의 보상선수로 강효종을 지명할 당시, 구단은 이미 그의 입대(2024년 12월)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당장의 전력 공백을 감수하더라도, 확실한 잠재력을 가진 1차 지명 출신 유망주를 '군보류'라는 인큐베이터에 넣어두는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강효종은 내년 6월 상무에서 전역한다. KIA 입장에서는 잊고 있던 적금이 만기 되어 돌아오는 셈이다.
강효종은 고교 시절부터 '빅 게임 피처'로 통했다. 충암고 시절 덕수고의 연승 행진을 저지하기도 했고, 그 해 3관왕을 노리던 소형준의 유신고를 준결승에서 꺾어낸 투수이기도 하다. 1학년 때부터 전국체전 준결승에 선발 출전할 정도로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충암고 시절부터 전국구 투수였던 셈이다.
또한, 그만큼 빅게임 피처의 면모를 지니고 있다. 150km에 육박하는 묵직한 구위와 안정적인 변화구 제구력은 그가 건강만 하다면 언제든 1군 선발 한 자리를 노릴 수 있는 선수라는 점은 분명하다. KIA도 그런 점에 주목했다.
문제는 몸 상태다. 사실 강효종은 1학년때 부터 1차지명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그가 3번째로 밀린 까닭은 부상때문이었다. 그해 허리 부상때문에 시즌 중반이 되어서야 모습을 드러냈다. 프로에서도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올해 양우진이 부상으로 순번이 쭉 밀린 것도 그런 맥락이다. 따라서 상무에서 몸만 건강하다면 강효종은 한번 기대를 걸어봄직한 자원이다.
강효종의 올 시즌 퓨처스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다. 하지만 어차피 퓨처스에서의 성적은 중요하지 않다. 퓨처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장이지, 자신의 기량을 뽐내는 곳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은 얼마나 건강하게 공을 던질 수 있느냐 여부다.
두산에서 KIA로 이적하게 된 홍민규.두산베어스 제공 |
두산베어스 제공 |
여기에 올겨울 박찬호의 반대급부로 영입한 '특급 신인' 홍민규가 가세한다. KIA는 즉시 전력감 야수가 아닌, 또다시 투수 유망주를 택했다. 두산의 두터운 뎁스 속에서 1군 20경기를 소화하며 검증을 마친 홍민규는 즉시 전력감이자 미래의 선발 자원이다. 최고 148km의 구속과 아시아야구선수권 한일전 6.2이닝 무실점 역투는 그가 '긁지 않은 복권'이 아닌 '당첨된 복권'임을 보여준다. 홍민규는 기본적으로 제구력이 좋고, 체인지업이라는 좋은 무기가 있어 불펜에서 큰 힘이 되줄 수 있는 자원이다. 향후에는 강효종과 마찬가지로 선발투수도 될 수 있는 선수라고 KIA 구단은 밝혔다.
결국 KIA는 장현식과 박찬호라는 과거와 현재의 주축들을 내어주고, 홍민규와 강효종이라는 확실한 '미래'를 얻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의 활약 시점이 2026년에 절묘하게 교차한다는 것이다. 홍민규가 개막부터 불펜에 활력을 불어넣고, 시즌 중반 강효종이 가세해 힘을 보태는 시나리오다.
KIA는 지난 2년간 신인 드래프트와 보상선수 지명을 통해 투수 뎁스 강화에 사활을 걸었다. 전력의 누수가 없는 곳은 마운드 뿐이다.
이제 그 결실을 볼 시간이다. 장현식이 남기고 간 '씨앗' 강효종과 박찬호가 남겨준 '선물' 홍민규. 두 투수가 FA 유출의 아쉬움을 지우고 성공적인 리빌딩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수 있을까.
KIA는 이제 그 '빚'을 돌려받을 준비를 마쳤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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