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통계 전문 매체 트랜스퍼마크트는 26일 ‘2025년 축구계 8대 기적’을 선정해 공개했다. 이 명단에는 국가, 구단, 하부리그 팀의 이변이 나열됐지만, 개인 이름으로 포함된 사례는 손흥민이 유일했다.
트랜스퍼마크트가 가장 먼저 소개한 기적은 인구 약 15만 명에 불과한 카리브해 국가 퀴라소의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이었다. 퀴라소는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 최종예선에서 3승 3무를 기록하며 조 1위로 사상 첫 월드컵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어 51년 만에 코파 이탈리아 정상에 오른 볼로냐의 우승,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1969년 이후 첫 리그컵 제패, 잉글랜드 4부 리그 소속 그림즈비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격파, 바이에른 뮌헨의 16연승 질주, 92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고어헤드 이글스, 그리고 크리스탈 팰리스의 창단 첫 FA컵 우승까지가 8대 기적으로 묶였다.
이 가운데 손흥민은 유로파리그 우승이라는 개인 커리어의 전환점으로 명단에 포함됐다. 트랜스퍼마크트는 손흥민이 오랜 시간 이어진 ‘무관의 굴레’를 끝냈다는 점에 주목했다. 팀의 우승이었지만, 손흥민 개인의 커리어 서사와 맞물리며 특별한 의미를 지닌 사건으로 평가됐다.
손흥민은 2015년 독일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에 합류한 이후 10년 동안 구단의 상징적인 존재로 자리했다. 공식전 454경기에 출전해 173골 101도움을 기록했고, 꾸준함과 결정력을 동시에 증명했다. 프리미어리그 통산 127골로 역대 득점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2021-22시즌에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득점왕에 오르며 리그 역사를 새로 썼다.
그 흐름을 완전히 뒤집은 순간이 바로 지난 시즌 유로파리그였다. 토트넘은 토너먼트에서 AZ 알크마르, 프랑크푸르트, 보되/굴림트를 차례로 넘었고, 결승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으며 정상에 섰다. 손흥민은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며 커리어 첫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 우승은 손흥민 개인에게도, 토트넘 구단에도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구단은 17년 만에 메이저 트로피를 추가했고, 손흥민은 오랜 시간 따라다닌 한을 말끔히 씻어냈다. 해리 케인조차 이루지 못했던 업적을 손흥민이 완성했다는 점에서 평가의 무게는 더 커졌다.
이후 손흥민은 토트넘과 아름다운 작별을 선택했고, 새로운 도전을 위해 미국 무대로 향했다. 트랜스퍼마크트가 선정한 ‘8대 기적’ 속 손흥민의 이름은 단순한 우승 기록이 아니라, 오랜 인내 끝에 완성된 개인 서사의 결실을 상징했다. 2025년, 축구가 만들어낸 기적 가운데 가장 인간적인 이야기는 손흥민의 우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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