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외무장관 "진행중인 일, 미국과 공조"
트럼프 '기독교 박해' 주장엔 "지역안보 위협" 반박
공습 표적 ‘라쿠라와’ IS 연계성 불분명 논란도
트럼프 '기독교 박해' 주장엔 "지역안보 위협" 반박
공습 표적 ‘라쿠라와’ IS 연계성 불분명 논란도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미국이 성탄절 나이지리아 이슬람국가(IS) 공습 이후 추가 공격을 시사한 가운데, 나이지리아 정부는 미국과의 지속적인 협력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공습 표적의 실체와 효과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수프 투가르 나이지리아 외무장관은 현지 방송 ‘채널스 텔레비전’과의 인터뷰에서 “(공습은) 진행 중인 일이며 우리는 미국과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랜 분쟁의 새로운 국면”이라고 덧붙였다.
나이지리아 고위 관계자들도 더 많은 미국의 공격이 예상되며 양국이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은 앞서 엑스(X·옛 트위터)에 공습 사실을 알리며 “더 많은 것이 있을 것”이라고 적어 추가 공격을 예고했다.
나이지리아 정부의 요청에 따라 미군이 나이지리아 내 이슬람국가(IS) 무장세력을 상대로 공습을 단행한 이후, 지난 26일 나이지리아 콰라주 오파(Offa)에서 주민들이 피해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이번 공습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5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발표했다. (사진=로이터) |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수프 투가르 나이지리아 외무장관은 현지 방송 ‘채널스 텔레비전’과의 인터뷰에서 “(공습은) 진행 중인 일이며 우리는 미국과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랜 분쟁의 새로운 국면”이라고 덧붙였다.
나이지리아 고위 관계자들도 더 많은 미국의 공격이 예상되며 양국이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은 앞서 엑스(X·옛 트위터)에 공습 사실을 알리며 “더 많은 것이 있을 것”이라고 적어 추가 공격을 예고했다.
모하메드 이드리스 나이지리아 정보장관은 엑스에 “기니만 함정에서 MQ-9 리퍼 드론을 사용해 공습했다”며 “16기의 GPS 유도탄이 사헬 회랑에서 나이지리아로 진입하려던 IS 구성원들을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공습 표적 ‘IS 연계성’ 논란
그러나 공습 표적의 실체를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공습 표적이 된 ‘라쿠라와’의 IS 연계성이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라쿠라와가 말리, 니제르, 부르키나파소 등에 근거지를 둔 IS 사헬지부와 연계돼 있다고 본다. 반면 다른 분석가들은 라쿠라와의 정체가 매우 불명확해 IS 연계 증거가 결정적이지 않다고 지적한다.
알카심 압둘카디르 나이지리아 외무장관 대변인은 라쿠라와에 대해 “유동성이 크고 이념적 동맹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공습을 “해당 지역 강도들의 추가 작전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비르 아다무 안보 분석가는 “나이지리아 내 IS와의 연계가 가장 명확한 조직은 북동부의 이슬람국가서아프리카지부(ISWAP)”라고 지적했다. 공습이 이뤄진 북서부 소코토주가 아닌 정반대 지역이다.
공습의 즉각적 성과도 불분명하다. 피격 지역 중 하나인 자보 마을 거주자는 NYT에 “농막 하나가 불탔을 뿐 다친 사람은 없었다”며 “인근에 테러 캠프가 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미 국방부가 공개한 제공 영상에서 발췌한 화면. 확인되지 않은 장소에서 군함에서 미사일이 발사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사진=미 국방부, 로이터) |
트럼프 ‘기독교 박해’ 주장엔 반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공습 표적을 “주로 무고한 기독교인들을 목표로 삼아 잔혹하게 살해해온 IS 테러리스트”라고 밝혔다. 하지만 나이지리아 측은 이를 강하게 반박했다.
투가르 외무장관은 엑스에 “단순화는 복잡한 위협을 해결할 수 없다”며 “나이지리아에서의 테러리즘은 종교적 분쟁이 아니라 지역 안보 위협”이라고 썼다.
NYT에 따르면 소코토주는 압도적으로 무슬림이 많은 지역이다. 테러 공격의 주 피해자도 무슬림이다. 소코토의 매튜 하산 쿠카 주교는 “최근 이 지역이 기독교인 박해 문제를 겪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뱅상 푸셰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 연구원은 “공습이 트럼프의 홍보 욕구와 미국 안보 당국의 IS 우려를 모두 다룬다”고 분석하며 “미국과 트럼프가 나이지리아에 대해 뭔가를 하고 있다는 것을 미국 복음주의 우파에 보여주는 좋은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해외 무력사용 지속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여러 차례 해외에서 무력을 사용해왔다. 소말리아, 예멘, 시리아 등에서 테러리스트를 겨냥해 공습했다.
지난 6월에는 B-2 스텔스 폭격기와 벙커버스터 폭탄을 동원해 이란 핵시설을 대규모로 공격했다. 최근에는 베네수엘라 제재 회피 유조선을 나포하기도 했다.
나이지리아 안보 전문가 컨피던스 맥해리는 이번 공격에 대해 “더 큰 무언가에 대한 신호탄”이라며 “다음 공격은 더 큰 피해를 줄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미국이 지난 25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내 이슬람국가(IS) 무장세력을 상대로 공습을 단행한 가운데, 지난 26일 나이지리아 라고스에서 시민들이 관련 소식을 전하는 신문을 읽고 있다. (사진=로이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