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외국인 야수 제리드 데일과 카스트로 선발
하지만 외국인은 단기적인 1년 미봉책에 불과
팀 안정성 위해서는 국내 선수가 센터라인 포진해야
김도영, 팀내에서 수비와 공격 모두 갖춰진 유일한 내야수
핵심 전제조건은 햄스트링 완치... 2026년은 건강 증명의 한 해
[파이낸셜뉴스] 최형우라는 거목이 떠났고, 내야 사령관 박찬호마저 팀을 떠났다. 이제 KIA 타이거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는 단연 김도영이다.
2025시즌을 앞둔 KIA의 화두는 단연 '포스트 박찬호'다. 이범호 감독 역시 지난 김종국 감독 시절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온 '김도영 유격수론'을 부인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의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포지션에 대해 깊이 고민하겠다"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팬들의 시선은 불안하다. 당장 해럴드 카스트로와 제리드 제일이라는 걸출한 외국인 자원을 영입했지만, 냉정하게 말해 그들은 '정답'이 아니다.
하지만 외국인은 단기적인 1년 미봉책에 불과
팀 안정성 위해서는 국내 선수가 센터라인 포진해야
김도영, 팀내에서 수비와 공격 모두 갖춰진 유일한 내야수
핵심 전제조건은 햄스트링 완치... 2026년은 건강 증명의 한 해
김도영 광주동성고 시절 김도영의 유격수 수비 모습.사진=전상일 기자 |
[파이낸셜뉴스] 최형우라는 거목이 떠났고, 내야 사령관 박찬호마저 팀을 떠났다. 이제 KIA 타이거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는 단연 김도영이다.
2025시즌을 앞둔 KIA의 화두는 단연 '포스트 박찬호'다. 이범호 감독 역시 지난 김종국 감독 시절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온 '김도영 유격수론'을 부인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의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포지션에 대해 깊이 고민하겠다"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팬들의 시선은 불안하다. 당장 해럴드 카스트로와 제리드 제일이라는 걸출한 외국인 자원을 영입했지만, 냉정하게 말해 그들은 '정답'이 아니다.
물론 이번에 영입한 외국인 선수 해럴드 카스트로와 제리드 데일은 훌륭한 자원이라는 내부 평가다. 특히, 카스트로는 드러난 기록도 훌륭하다. 또한, 데일은 기본적으로 유격수 자원이며, 박찬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대안으로 데려온 것이 맞다. 이범호 감독은 오키나와로 그를 직접 불러 테스트 했고 "수비력만큼은 박찬호나 오지환에 못지 않다"라는 평가를 내렸다.
제리드 데일.KIA 타이거즈 제공 |
하지만 설령 그렇다고 해도 그들은 절대 해답이 될 수는 없다. 그들이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그들은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외국인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KIA는 스쳐 지나가는 '정거장'일 뿐이다. 만약 내년에 그들이 맹활약한다면? 그들은 주저 없이 더 큰 무대(MLB, NPB)를 향해 떠나갈 것이다. 반대로 못한다면? 가차 없이 퇴출이다. 즉, 그들은 잘해도 고민, 못해도 고민인 시한부 대안이지, KIA의 10년을 책임질 절대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
올해 한화도 중견수 자리를 리베라토로 채웠지만 결국 공백이 됐고, 내년에 신인 오재원을 주전으로 써야할지도 모른다. 롯데도 과거 마차도를 유격수로 썼지만, 그가 떠난 뒤 지금까지 유격수 자리는 매년 주인이 바뀌고 있다.
11월 24일 마무리캠프에서 돌아오는 인천공항에서 만난 김규성.사진=전상일 기자 |
반면, LG가 최근 승승장구하는 건 오지환-문보경이라는 내부 코어가 있기 때문이고, 과거 두산의 전성기 시절 김재호-허경민이 든든하게 삼유간을 지켜줬기때문에 꾸준하게 좋은 성적이 가능했다. 결국, KIA도 무조건 내부에서 자원을 키워내야 한다. 그래야 꾸준한 성적이 가능하다.
KIA가 데일과 카스트로를 영입했다는 것은 지금의 성적을 포기 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그렇다면 현재 시점에서 공수가 다 되는 가장 빨리 찾을 수 있는 내부 유격수 자원은 누구인가. 냉정하게 김도영뿐이다.
김규성은 수비는 박찬호 못지않지만 공격력의 한계가 뚜렷하고, 윤도현은 타격 재능은 있으나 수비 안정감이 많이 아쉽다.
박민 역시 수비형에 가깝다. 정현창은 아직 전혀 검증되지 않은 자원이다.
하지만 김도영은 다르다. 이미 신인 시절 좋은 유격수 수비를 증명했다.
김도영 광주동성고 시절 모습.사진=전상일 기자 |
광주동성고 시절 김도영은 이미 탈고교급 유격수였다. 그는 단순히 발만 빠른 게 아니라 그 발을 이용해 수비를 하는 선수였다.
넓은 수비 범위와 뛰어난 순발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모 구단 관계자는 당시 김도영에 대해 "프로에서 바로 통할 수 있는 수비력을 지닌 유격수는 이재현(삼성)과 김도영, 딱 둘뿐이다"라고 단언했을 정도다.
KIA가 150km/h를 던지는 문동주라는 거물을 거르고 김도영을 선택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문동주급 투수는 시간이 지나면 또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김도영처럼 발 빠르고, 수비도 되면서 파괴력까지 갖춘 내야수는 절대로 다시 나올 수 없다"는 확신 때문이었다.
그리고 김도영은 프로 데뷔 후 최연소 30-30 클럽 가입과 MVP를 거머쥐며 그 평가가 틀리지 않았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고교 시절보다 어깨도 훨씬 강해졌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는 타당하다. 바로 '건강'이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양쪽 햄스트링 부상을 모두 겪은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활동량이 많은 유격수 포지션은 햄스트링에 치명적일 수 있다. 자칫하면 김도영의 최대 장점인 타격마저 잃을 수 있다는 공포가 KIA를 망설이게 한다. 데일의 영입에는 이 부분도 큰 영향을 미쳤다.
두산 베어스로 떠난 박찬호. 두산베어스 제공 |
하지만 역설적으로, KIA가 박찬호에게 100억 원을 베팅하지 않고 떠나보낸 것 자체가 이미 답을 정해둔 것이나 다름없다.
만약 김도영의 유격수 전환이 아예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면, KIA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박찬호를 잡았을 것이다. 그를 잡지 않았다는 것은, 당장 내년은 아니라도 언젠가는 '유도영(유격수 김도영)' 카드를 꺼내 들겠다는 무언의 선언이다. 유격수는 키우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당장 내년에 엄준상 같은 특급 신인을 뽑는다고 해도 김도영보다 잘한다는 보장은 없다.
또한, 우승권에 가려는 팀은 수비가 안정되지 않으면 절대 불가능하다. 결국, 길은 정해졌다. 김도영이 건강함만 증명한다면, KIA의 유격수는 김도영이 되어야 한다. 아니, 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외국인이라는 신기루에 의존하지 않고 KIA가 다시 우승권에 도전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김도영과 이범호 감독.뉴스1 |
KIA는 성적을 포기 하지 않았다. KIA의 2용타 외국인 전략은 현재의 약점을 메우기 위한 전략이지 리빌딩을 위한 전략이 아니다. 그렇다면 지금 필요한 건 김도영의 건강, 그리고 구단의 확신뿐이다.
2026년은 그 확신을 얻기 위한 증명의 시간이다. 외국인 선수로 시간을 벌고 김도영의 유격수 전환을 시험할 수 있는 기다림의 시간이기도 하다.
건강만 하다면 구단과 김도영의 이해관계는 완벽히 일치한다. 빠른 시간 내에 기회가 올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시계는 이미 돌아가기 시작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