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뷔, 보아, 빅뱅 지드래곤. 사진| 스타투데이 DB |
국민 10명 중 3명은 주식 투자를 하고 있다. 올해 호황이었던 주식 시장은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가인 4000선을 넘어섰다. 일각에서는 국내 증시 활황에 힘입어 2026년에는 ‘5000선’ 달성 전망까지 내놓으며 투자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지난 3월 한국예탁결제원이 발표한 ‘2024년 12월 결산 상장법인 주식 소유자 현황’에 따르면, 작년 12월 결산 당시 국내 주식을 보유한 개인 투자자는 1410만명이었다. 이중 외국인은 3만명으로 국민 10명 중 3.5명은 국내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라는 뜻이다.
이처럼 주식 투자는 모두가 하는 ‘국민 재테크’가 됐다. 이런 가운데 ‘영앤리치’의 대명사인 아이돌 스타들의 투자 성적표에서 관심이 쏠린다. 자사 주식으로 부호가 된 ‘성골’부터 투자의 정석을 보여준 이사님, 주식 투자로 쓴맛을 본 케이스까지, ‘주식 부자’ 아이돌들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방탄소년단, 수백억 자산가 만들어준 방시혁 의장의 증여
방탄소년단. 사진| 하이브 |
먼저 주식으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부호가 된 아이돌들이 있다. 바로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들이다. 특히 슈가와 뷔, 지민, 정국은 ‘30세 이하 주식부호 100인’에 공동 28위로 이름을 올려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24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과 이달 19일 기준 상장사 개별 주주별 보유 주식 수와 주식 가치를 조사한 결과 세 사람은 각각 214억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 중이었다.
방탄소년단은 앞서 하이브 방시혁 의장에게 주식을 증여받은 바 있다. 지난 2020년 방 의장은 회사 상장을 앞두고 방탄소년단 멤버 7명에게 총 47만8695주를 균등하게 증여했다. 이에 멤버 1인당 주식 6만 8385주를 갖게 됐다. 당시 소속사 측은 “아티스트와 장기적 협력 관계 강화 및 사기 고취를 목적으로 방탄소년단 7인에게 보통주를 균등 증여했다”고 설명했다.
슈가와 뷔, 정국, 지민은 증여받은 주식을 한 주도 팔지 않고 그대로 보유 중으로 이들의 주식 평가액은 약 214억원이다.
일부 차액을 실현한 멤버들도 수백억대 주식을 보유 중이다. 제이홉이 6만 2784주(197억원), RM 5만 8천주(182억원), 진 5만 2385주(164억원)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 사람이 주식 일부를 매도한 시점은 지난 2021년이다. 진은 1만 6천주를 주당 30만 2688원에 매도해 총 48억 4301만원 어치를 팔았다. 제이홉은 5601주를 주당 33만 2063원에 매도, 18억 5988만원 어치를 팔았다.
RM은 7차례에 걸쳐 1만 385주를 매도하면서 32억 4694만원을 손에 쥐었다. 이 기간의 매도 단가는 최저 28만 2500원에서 최고 38만 1750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톡옵션’으로 차익실현, SM 보아 이사님
보아. 사진| 스타투데이 DB |
방탄소년단이 하이브의 대표 아티스트로서 활약한 공로를 인정받으면서 주식증여를 통해 부를 축적하게 됐다면, 보아는 유상증자와 스톡옵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똑부러지는 투자해온 ‘투자의 정석’ 스타일이다.
보아는 지난 2006년 5월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당시 SM 측은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3자 배정방식으로 10만주의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신주 10만주를 보아에게 배정했다. 신주발행가액은 주당 9100원으로 보아는 총 9억 1천만원을 투자했다.
정확한 매도 일자는 공시되지 않았다. 그러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보아가 2014년 비등기 이사로 선임될 당시 680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한 것을 미뤄보면 2014년 이사 선임 전 대부분의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
SM의 주가는 변동 폭이 상당히 컸다. 2018년 10월 최저 770원(종가 1038원)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2012년 10월에는 최고 7만 1600원(종가 6만 1800원)을 기록한 바 있다. 보아가 고점에서 대부분의 주식을 매도했다고 가정하면, 약 60억원에 달한다. 투자금을 감아내도 약 50억원의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보인다.
이사 선임 이후에는 회사가 준 스톡옵션을 행사해 쌀 때 매입해 비쌀 때 매도하는 패턴으로 현금 보너스를 챙겼다.
먼저 2018년 4월 스톡옵션으로 1만주를 주당 3만 5587원에 매입했다. 이후 같은해 8월과 11월 주당 5만원 선에 9500주를 팔며 1억원 이상의 차익을 남겼다. 2019년과 2021년에도 각각 1억원 가량의 차익을 남겼다.
현재 보유량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대규모 매입 공시는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소량 보유 중일 것으로 보인다.
빅뱅 지드래곤·태양, 청산으로 손실
지드래곤, 태양. 사진| 스타투데이 DB |
주식 투자에 성공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실패 사례도 분명 존재한다. 바로 빅뱅 지드래곤과 태양의 사례가 그렇다. 두 사람은 지난 2016년 자회사인 YG플러스와 코드코스메인터내셔널(이하 코드코스메)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지드래곤과 태양은 YG플러스에 각각 20억원, 3억원을 투자해 73만 5294주와 11만 294주를 배정받았다. 신주가액은 2720원이다. 코드코스메에는 지드래곤이 10억, 태양이 3억원을 투자해 20만주와 6만주를 배정받았다. 신주가액은 5천원이다.
YG플러스는 음원 유통과 음반 인쇄 제작, MD 제조와 판매 등을 하는 곳이며 코드코스메는 화장품 브랜드 ‘문샷’을 판매했다.
두 사람의 주식 매각 소식이 없는 것으로 미뤄보면 여전히 보유 중일 가능성이 크다. YG플러스의 경우 26일 기준 6780원으로 지드래곤은 약 50억원, 태양은 약 7억 4천만원 상당을 보유 중이다. 2배 이상의 수익률을 내고 있는 것.
그러나 코드코스메의 경우에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브랜드 론칭 후 적자를 기록하다가 끝내 지난 2020년 청산을 결정했다. 청산결의 직전까지 누적 순손실은 236억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의 청산이 결정되면 우선 은행 대출을 비롯해 직원 월급, 세금 등을 먼저 갚아야 한다. 이후 잔여 재산이 있다면 주주에게 지분만큼 나눠준다. 그러나 코드코스메는 누적 순손실액이 수백억원 상당이었던 만큼 주주에게 돌아갈 잔여 재산이 없던 만큼,두 사람의 투자금인 13억원은 전액 휴지조각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종잡을 수 없는 ‘엔터주’의 세계…투자는 신중히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꿈과 환상을 먹고 사는 곳이다. 공장이나 설비처럼 실질적으로 보여지는 유형의 자산이 아니라 ‘사람’이 핵심 자산인 만큼 주가를 종잡을 수 없다.회사의 수익이 전적으로 아티스트들에게 달려있어 활동 여부를 비롯해 재계약 여부, 논란 등 리스크가 주가에 즉각적이고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가 많아 주가 변동성이 극심하다.
단적인 예로 하이브의 경우 방탄소년단의 입대 소식이나 경영진의 오너 리스크 등으로 주가가 출렁였다. 52주 최저가(12월 26일 기준)는 19만원이고, 52주 최고가는 36만 2500원이었다.
이들이 자사 주식이나 계열사에 투자하는 것은 회사의 성장과 함께하겠다는 책임감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이 자체가 호재로 작용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는 냉정한 자본의 논리가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스타를 보고 하는 팬심 투자보다는 변동성을 감수할 정도로 매력적인지 아닌지를 냉철하게 따져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김소연의 스테크(스타+재테크)
부동산, 금, 미술품 등 실물 자산부터 암호화폐 등 가산 자산까지 투자처가 다양화되고 있는 가운데, 주식을 하기엔 게으르고, 코인을 하기엔 소심해 출근을 하는 직장인 기자가 스타들의 재테크 비결을 들여다봅니다.
부동산, 금, 미술품 등 실물 자산부터 암호화폐 등 가산 자산까지 투자처가 다양화되고 있는 가운데, 주식을 하기엔 게으르고, 코인을 하기엔 소심해 출근을 하는 직장인 기자가 스타들의 재테크 비결을 들여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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