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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절찬리 모집중' 지원자만 2000명?···당근에 올라온 '이상한 모임', 정체가 뭐길래

서울경제 이인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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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절찬리 모집중' 지원자만 2000명?···당근에 올라온 '이상한 모임', 정체가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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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추억의 술래잡기 놀이 ‘경찰과 도둑’(일명 ‘경도’) 모임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경도’는 경찰(술래)이 도둑을 잡는 술래잡기 놀이로, 한국민속대백과사전에도 ‘도둑잡기’로 등재돼 있다. 놀이 방식 자체는 2000년대 초반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참여자를 모집하는 방식은 온라인으로 옮겨졌다.

26일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는 “OO공원 경도하실 분 구합니다”라는 글이 수십 건 올라왔다. 해당 모임은 모르는 사람들이 당근마켓 ‘모임’ 기능을 통해 ‘경찰과 도둑’, ‘술래잡기’, ‘얼음땡’ 등을 함께 즐기는 형태다. 일부 모임은 100명 규모로 계획돼 조기 마감되기도 하며, 2000명에 달하는 멤버가 모이는 모임방도 있다.



참가자들은 모임 후기를 영상과 글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유튜브에는 ‘크리스마스에 당근마켓에서 경찰과 도둑한 썰’, ‘모르는 사람이랑 경도한 썰’ 등의 제목으로 영상이 올라온다. 누리꾼들은 “요즘 MZ들은 재밌게 논다”, “나도 해볼까나, 동심이 불러오네”, “하고 나면 20분 만에 체력 방전될 것 같은데, 구경이나 하러 갈까”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수의 모임에서는 참가자의 나이를 인증하도록 하고 있으며, 20대만 받는 모임도 있고 20~30대까지 받는 모임도 있다. 모임 규모는 다양하지만, 안전상의 이유로 실제 게임에는 이보다 적은 인원이 참여한다. 기자가 확인한 한 모임에서는 최소 10명에서 최대 30명이 모여 놀이를 진행한다고 공지돼 있다. 장소는 주로 공원에서 열리며, 주말 오후 4시부터 평일 저녁 8시까지 다양한 시간대에 진행된다.



당근마켓은 2023년 ‘모임’ 서비스를 출시하며 지역 기반 오프라인 만남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MZ세대는 거주 지역과 일정에 맞춰 모임을 신청하고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울 용산구의 한 와인바에서는 대방어회를 주제로 그림을 그리거나 시를 쓰는 ‘대방어회 파티’가 열렸고, 서울 중구의 한 책방에서는 참가자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는 ‘책방에서 상상하기’ 모임이 진행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경찰과 도둑’ 같은 일회성 모임이 MZ세대의 ‘소셜 웰니스’와 ‘느슨한 연대’라는 트렌드와 맞물리며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소셜 웰니스’는 개인이 타인과 맺는 관계와 상호작용의 질을 의미하며, ‘느슨한 연대’는 학연·지연·혈연이 아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지인 기반 관계가 정보 확산과 사회적 자본 형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개념이다.




이인애 기자 li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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