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9단. 사진=한국기원 제공 |
한국 기사 랭킹 1, 2위에 빛나는 최강자들이 나란히 순항을 알렸다.
신진서 9단은 지난 26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대회장과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열린 제1회 신한은행 세계 기선전 16강 토너먼트에서 딩하오 9단(중국)을 잡고 8강에 진출했다.
이날 오전에 열린 단판 토너먼트 대국에 나선 신진서는 중국 랭킹 1위인 유력한 우승후보, 딩하오를 상대로 단 한 번의 기회조차 내주지 않는 완승을 물들였다. 쉼없이 상대를 몰아친 끝에 171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며 출전 선수 중 가장 먼저 8강행을 완성시켰다.
신진서 9단(오른쪽)이 중국의 딩하오 9단과 대국을 벌이고 있다. 사진=한국기원 제공 |
72개월 연속 국내 랭킹 1위로 역대 최장 기록을 쌓아가고 있고, 세계랭킹에서도 부동의 1위를 달리는 최강자인 신진서는 이대로 메이저 세계기전 ‘V10’을 바라본다. LG배(24·26·28회), 춘란배(13회), 삼성화재배(27회), 응씨배(9회) 등에서 꾸준히 정상에 올라온 그는 이번에 우승한다면 10번째 메이저 트로피를 들게 된다.
지난달 열린 삼성화재배에서 충격의 16강 탈락을 남겼지만, 전열을 가다듬고 다시 고지를 바라본다. 역대 메이저 최다 우승 순위표에서 이창호 9단(17회), 이세돌 9단(14회)에 이어 조훈현 9단과 공동 3위에 올라있는 신진서는 이번 대회 우승과 함께 단독 3위 도약까지 겨냥한다.
나란히 16강 대국에 나선 한국 기사랭킹 2위, 박정환 9단도 신진서의 뒤를 이었다. 박정환은 오후 대국에서 양카이원 9단(중국)을 잠재우며 193수 만에 흑 시간승을 거뒀다. 신진서와 함께 한국의 자존심을 살렸다.
박정환 9단. 사진=한국기원 제공 |
한편, 16강에 나섰던 또다른 한국기사인 윤준상 9단은 이치리키 료 9단(일본)에 298수 만에 백 3집반패를 기록해 마침표를 찍었다. 박민규 9단도 왕싱하오 9단(중국)에 156수 만에 백 불계패 했다.
27일에 이어 열리는 16강 2차 토너먼트에서는 한승주 9단이 당이페이 9단(중국)과 맞붙는다. 김명훈 9단은 라이쥔푸 9단(대만)과 8강 티켓을 걸고 대결한다. 오후 대국에서는 나카무라 스미레 9단(일본)과 시바노 도라마루(9단), 박진솔 9단과 신민준 9단의 맞대결이 이어진다.
제1회 신한은행 세계 기선전은 신한은행이 후원하고 매경미디어그룹이 주최하며 한국기원이 주관한다. 올해 새롭게 출범한 메이저 세계기전으로, 1년 단위 대회로는 최고 규모인 우승상금 4억원을 자랑한다. 모든 대국은 시간 누적(피셔) 방식으로 진행돼 각 선수에게 30분 및 추가시간 20초만 주어지는 속기전으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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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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