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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백금, 지정학 긴장·달러 약세에 또 사상 최고…연말 랠리 가속

이데일리 김상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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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백금, 지정학 긴장·달러 약세에 또 사상 최고…연말 랠리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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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 불안 고조·연말 유동성 축소에 안전자산 선호 확대
美 연준 금리 인하·달러 약세, 귀금속 랠리 추가 동력
은·백금 공급 차질 겹치며 변동성 확대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금과 은, 백금 가격이 잇따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귀금속 시장의 연말 랠리가 가속화하고 있다.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달러 약세, 연말을 앞둔 얇은 시장 유동성이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 금·은값 사상 최고치 경신 (사진=연합뉴스)

국제 금·은값 사상 최고치 경신 (사진=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현물 금 가격은 장중 온스당 4540달러를 웃돌며 1.6%까지 상승했다. 은 가격도 5거래일 연속 오르며 장중 한때 7.6% 급등, 온스당 77달러를 넘어섰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원유 운반선을 봉쇄하고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한 데다, 나이지리아에서 이슬람국가(IS)를 겨냥한 군사 작전을 벌이면서 지정학적 불안이 커진 점이 안전자산 선호를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연말을 앞두고 거래가 줄어든 상황에서 작은 수급 변화도 가격 변동성을 크게 키우고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번 주 0.7% 하락해 6월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달러 약세는 통상 금과 은 가격에 우호적으로 작용한다.

금은 올해 들어 약 70%, 은은 150% 이상 상승해 두 금속 모두 1979년 이후 최고 수준의 연간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확대와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 미 연방준비제도의 연속적인 금리 인하가 랠리를 뒷받침했다.

금리가 내려가면서 예금이나 채권의 수익성이 낮아져,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은·백금에 대한 투자 매력은 상대적으로 커진다. 시장에서는 내년 두차례 추가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한 통상 정책과 연방준비제도의 독립성에 대한 압박 역시 올해 초부터 귀금속 가격 상승에 힘을 보탰다. 급증하는 재정 적자와 부채에 대한 우려로 국채와 통화에서 벗어나려는 이른바 ‘가치 희석 거래’도 투자 수요를 지지하고 있다.

은 가격 상승세는 금보다 더 가파르다. 10월 발생한 대규모 쇼트 스퀴즈 이후 주요 거래 거점 전반에서 공급 차질이 이어진 데다, 투기적 자금 유입이 겹친 영향이다. 미 상무부가 핵심 광물 수입의 국가 안보 영향을 조사 중이어서, 향후 관세나 무역 제한 가능성도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백금 역시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백금은 이날 7.5% 가량 오르며 2420달러를 웃돌며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8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이달 들어서만 40% 넘게 급등하며 블룸버그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7년 이후 처음으로 온스당 2400달러를 돌파했다. 주요 생산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공급 차질로 올해도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