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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은 언제나 선망의 대상이다. 경쟁 구조에서 1등은 곧 목표가 된다. 경쟁자가 많을수록 1등의 가치는 더 커진다. 학급 1등, 전교 1등, 전국 1등, 세계 1등은 무게가 다르다. 모수가 커질수록 확률은 낮아지고, 그 자리에 오를 때 얻는 부와 명예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스포츠에서 이 공식은 더욱 명징하다. 올림픽 시상대 맨 위에 선 금메달리스트의 미소가 이를 집약한다. 다만 그 미소는 대개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나이와 체력, 현실 안주와 부상 변수가 세계 1위 시간을 단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2025년의 안세영은 예외다. 그의 미소는 시즌 내내 이어졌다. 2025년 세계 배드민턴의 주인공은 안세영이었다. 말레이시아 오픈을 시작으로 월드투어 파이널까지, 올 시즌 안세영은 무려 11차례 정상에 올랐다. 남녀 단식을 통틀어 역대 최다 우승 타이 기록이다. 77경기에서 73승을 거두었고 승률은 94.8%이다. 숫자 자체가 압도적이다. 주목할 점은 이 결과가 결코 순탄한 환경에서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 이후 그는 협회의 운영 문제를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선수 부상 관리, 후원금 배분, 권리 보장 등을 둘러싼 구조적 문제였다. 이를 두고 엇갈린 시선이 존재했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를 낡은 틀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과, 결국 돈 문제 아니냐는 비판이 맞섰다. 그러나 안세영은 논쟁에 말을 보태지 않았다. 코트 위에서 결과로 답했다. 내홍 이후에도 경기력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승리는 더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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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한 나에게 한 자락의 휴식을… 당신을 즐겁게 하는 다양한 방법, 음식ㆍ커피ㆍ음악ㆍ스포츠 전문가가 발 빠르게 배달한다.안세영의 이번 시즌 기록을 집중조명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배드민턴연맹(BWF) SNS 갈무리 |
1등은 언제나 선망의 대상이다. 경쟁 구조에서 1등은 곧 목표가 된다. 경쟁자가 많을수록 1등의 가치는 더 커진다. 학급 1등, 전교 1등, 전국 1등, 세계 1등은 무게가 다르다. 모수가 커질수록 확률은 낮아지고, 그 자리에 오를 때 얻는 부와 명예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스포츠에서 이 공식은 더욱 명징하다. 올림픽 시상대 맨 위에 선 금메달리스트의 미소가 이를 집약한다. 다만 그 미소는 대개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나이와 체력, 현실 안주와 부상 변수가 세계 1위 시간을 단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2025년의 안세영은 예외다. 그의 미소는 시즌 내내 이어졌다. 2025년 세계 배드민턴의 주인공은 안세영이었다. 말레이시아 오픈을 시작으로 월드투어 파이널까지, 올 시즌 안세영은 무려 11차례 정상에 올랐다. 남녀 단식을 통틀어 역대 최다 우승 타이 기록이다. 77경기에서 73승을 거두었고 승률은 94.8%이다. 숫자 자체가 압도적이다. 주목할 점은 이 결과가 결코 순탄한 환경에서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 이후 그는 협회의 운영 문제를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선수 부상 관리, 후원금 배분, 권리 보장 등을 둘러싼 구조적 문제였다. 이를 두고 엇갈린 시선이 존재했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를 낡은 틀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과, 결국 돈 문제 아니냐는 비판이 맞섰다. 그러나 안세영은 논쟁에 말을 보태지 않았다. 코트 위에서 결과로 답했다. 내홍 이후에도 경기력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승리는 더 쌓였다.
성과에는 보상이 따른다. 안세영은 시즌 상금으로 약 100만 달러(약 15억 원)를 벌었다. 후원 계약과 부수입을 합하면 연간 수입은 5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세계 1위 선수로서는 결코 많은 금액이 아니다. 인도네시아처럼 배드민턴이 국민 스포츠인 나라였다면, 이미 국가적 영웅으로 더 큰 대우를 받고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안세영은 아직 젊다. 체력과 기술, 경기 운영 능력 모두 더 발전할 여지가 남아 있다. 아직 전성기라 단정하기 이르다는 뜻이다. 더구나 최근 국제무대에서 한국 배드민턴 선수들의 성적도 상승세다. 그래서 팀 차원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누군가 "안세영 선수, 1등을 몇 번 했나요?"라고 묻는다면, "이젠 안세영(안 세요)"이라고 답하는 날이 오길 바란다. 그날이 오면 안세영은 우리나라 스포츠에서 굳건한 국민 영웅으로 자리할 것이다.
조용준 스포츠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