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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병기 의혹’ 일파만파···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서울경제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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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병기 의혹’ 일파만파···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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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둘러싼 의혹이 항공사 숙박권 수수로부터 공항 의전과 병원 특혜 진료까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2023년 대한항공으로부터 서귀포 칼호텔 숙박권을 제공받았고 지난해 11월 가족과 함께 고급 객실에 투숙한 의혹을 받고 있다. 숙박권을 받은 당시에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이었고 실제 사용 시점에는 국회 정무위원회에 속해 있었다. 이들 상임위에서 대한항공 현안을 다뤘던 점을 감안하면 직무 관련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

김 원내대표가 병원을 특혜 이용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김 원내대표 지역구에 있는 병원에서 그의 부인과 장남이 진료 특혜와 의전을 받은 정황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지금까지 불거진 의혹들이 사실이라면 ‘부정 청탁 및 금품 수수 금지법’ 등의 위반 혐의를 피할 수 없다. 청탁금지법은 직무 관련성이 있으면 금품 수수 자체를, 관련성이 없더라도 1회에 100만 원이 넘는 금품 수수를 금지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의혹들에 대해 시민단체가 서울경찰청에 고발한 만큼 경찰의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지켜볼 일이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는 “1박에 34만 원” “여야 다른 의원실처럼 숙박권이 보좌 직원에게 전달돼 보좌진과 함께 사용했다”며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병원 특혜 의혹도 “예약 부탁이 특혜 의전 지시로 둔갑했다”고 했다. 심지어 김 원내대표는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전직 보좌진들의 부적절한 언사를 들춰내 메신저를 공격하는 등 볼썽사나운 ‘진흙탕 싸움’을 벌여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취재 기자에게는 “‘적절하지 못했다’는 말을 듣고 싶은 건가. 맞아요. 됐어요?”라고 쏘아붙였다.

이 정도면 김 원내대표는 진작 공개 사과와 거취 표명 등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도 26일 기자회견에서 “이 사태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며칠 후 김 원내대표가 정리된 입장을 발표한다고 하니 그때까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개혁을 외치면서 정작 자신의 허물에는 눈을 감는다면 국민이 수긍하겠나. 김 원내대표와 민주당은 결자해지의 자세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논설위원실 opini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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